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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일요일의 21입니다. 한동안 휴대폰 폰트는 고운바탕이었다. 차분하고 단정한 분위기가 좋아서 꽤 오래 사용했다. 화면을 켤 때마다 종이에 인쇄된 글을 보는 듯했고, 웹페이지의 긴 글을 읽을 때도 제법 편안했다.

그런데 매일 같은 글자를 보다 보면 멀쩡한 폰트도 어느 순간 지겨워진다. 휴대폰을 바꿀 정도는 아니지만, 화면 분위기 정도는 바꾸고 싶었다. 그렇게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나눔바른펜을 적용했다. 현재 사용하는 휴대폰은 갤럭시 S20 FE다. 나눔바른펜은 삼성 갤럭시에서 기본 선택할 수 있는 폰트가 아니어서 zFont3를 이용해 적용했다. 처음에는 폰트 하나 바꾸는 데 왜 이렇게 과정이 많은가 싶었지만, 한 번 성공하고 나니 지금까지는 별문제 없이 사용하고 있다.

내가 휴대폰으로 가장 많이 하는 일은 웹툰을 보거나 웹검색을 하고, 웹소설을 읽는 것이다. 게임이나 영상 감상보다 화면에 표시되는 글자를 보는 시간이 훨씬 길다. 그래서 내게 휴대폰 폰트는 단순히 꾸미기 위한 설정이라기보다 실제 사용감에 영향을 주는 요소다.

나눔바른펜은 이름처럼 손으로 쓴 글씨의 분위기가 살아 있다. 그렇다고 글자가 지나치게 흐트러져 있거나 개성이 강해서 읽기 어려운 정도는 아니다. 손글씨체이면서도 비교적 반듯해서 검색 결과나 댓글, 웹소설 본문을 읽을 때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고운바탕이 책이나 인쇄물을 보는 것처럼 정적이고 차분한 느낌이었다면, 나눔바른펜은 조금 더 가볍고 일상적이다. 같은 웹소설 문장도 분위기가 다르게 느껴지고, 웹툰의 댓글이나 검색 결과도 전보다 덜 딱딱해 보인다. 휴대폰을 바꾼 것은 아니지만, 화면을 볼 때 받는 인상은 확실히 달라졌다.

다만 나눔바른펜에는 분명한 단점이 있다. 바로 지원 문자 범위다. 기본 한글과 영문은 사용할 수 있지만, 일본어 히라가나와 가타카나, 한자를 폭넓게 지원하는 한중일 통합 폰트는 아니다. 나눔바른펜에 포함되지 않은 일본어나 한자는 환경에 따라 네모(□)로 나타나거나, 다른 시스템 폰트로 대체되어 표시될 수 있다. 내가 실제로 사용하면서 가장 많이 본 것은 네모 표시가 아니라 아예 공백으로 나타나는 경우였다. 글자가 없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잘못된 줄 알았는데, 폰트가 해당 문자를 지원하지 않아 표시하지 못한 것이었다.

 

TTF 파일을 내려받아 컴퓨터에 설치한 뒤 일본어와 한자를 직접 확인해 봤다. 일본어의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뿐 아니라, 일부 한자도 제대로 표시되지 않았고, 공백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문장 중간의 글자가 통째로 사라지다 보니, 처음에는 입력 오류나 사이트 문제인 줄 알았다. 하지만 같은 문장을 다른 폰트로 바꾸면 빠졌던 글자들이 정상적으로 나타났다. 한자가 화면에 보인다고 해서 나눔바른펜이 모든 한자를 지원하는 것도 아니다. 일부 한자는 정상적으로 나타났지만, 지원하지 않는 한자는 공백이나 네모로 표시되는 등 문자에 따라 결과가 달랐다. 일본어와 한자를 자주 보는 환경에서는 문장이 온전하게 표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웹소설은 대부분 한글이 중심이라 실제 사용 중 불편은 없다. 다만 웹검색을 하다 보면 일본 사이트나 외국어 문장을 접할 때가 있고, 작품 제목이나 등장인물 이름에 한자가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나눔바른펜의 지원 범위가 넓지 않다는 점이 눈에 들어온다.

긴 글을 읽을 때의 가독성도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 있다. 나눔바른펜은 손글씨 느낌이 있어 화면이 부드러워 보이지만, 글자 크기를 작게 설정하면 획이 고딕체보다 덜 선명하게 느껴질 수 있다. 웹소설을 오랫동안 읽는 사람이라면 감성적인 분위기와 장시간 가독성 중 어느 쪽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것이다.

나에게는 아직 나눔바른펜 쪽이 더 편하다. 휴대폰으로 업무 문서를 작성하거나 외국어 자료를 계속 읽는 것이 아니라, 웹툰과 웹소설, 검색 결과를 보는 일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한글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사용 환경에서는 단점보다 화면 분위기가 바뀌는 장점이 더 크게 느껴진다.

 

문제는 나중에 휴대폰을 바꿀 때다. 지금 사용하는 갤럭시 S20 FE에서는 zFont3로 나눔바른펜을 적용할 수 있지만, 최신 갤럭시에서도 같은 방법이 계속 통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삼성의 보안 정책과 One UI 버전 변화로 인해 zFont3 같은 비공식 앱이 사용하던 사용자 폰트 적용 방식이 제한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일부 최신 환경에서는 설치한 폰트를 선택할 때 지원하지 않는 폰트라는 메시지가 나타나거나, 예전의 백업과 복원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다만 모든 갤럭시와 모든 One UI 버전에서 zFont3가 일괄적으로 막힌 것은 아니다. 기종과 안드로이드 버전, One UI 버전, 보안 업데이트 상태에 따라 결과가 다르다. 새 휴대폰을 고를 때는 기종 이름만 볼 것이 아니라, 실제 사용자들의 최신 적용 사례까지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새 갤럭시를 산다고 해서 지금 사용하는 나눔바른펜을 그대로 옮길 수 있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새 기기에서 다시 zFont3를 설치하더라도 소프트웨어 버전에 따라 적용 자체가 막혀 있을 수 있다.

 

예전에는 휴대폰을 고를 때 카메라와 배터리, 저장 용량부터 확인했다. 하지만 지금은 휴대폰 카메라 성능에 크게 집착하지 않는다. 사진을 제대로 찍고 싶을 때는 미러리스 카메라를 사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휴대폰 카메라가 조금 더 좋아진다고 해서 미러리스를 대신할 생각도 없다. 휴대폰은 기록용이나 급할 때 사용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어차피 사진은 따로 카메라로 찍으니 다음 휴대폰을 고를 때 카메라 화소나 망원 성능이 가장 중요한 조건은 아니다.

오히려 웹툰과 웹소설, 검색을 많이 보는 내 사용 방식에서는 화면과 폰트가 더 중요하다. 사진은 미러리스가 담당하고, 휴대폰은 글자를 보여주는 기계다. 그렇다 보니 새 휴대폰에서 zFont3가 되는지, 지금 쓰는 나눔바른펜을 계속 적용할 수 있는지가 은근히 큰 선택 기준이 됐다. 폰트 하나 바꾼다고 휴대폰 성능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웹툰이 더 빨리 열리는 것도 아니고, 웹소설의 다음 편이 무료가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하루에도 수백 번 보는 글자의 모양이 바뀌면 휴대폰 전체가 새롭게 느껴진다. 돈이 들지 않는 기분 전환치고는 효과가 꽤 크다.

나눔바른펜은 일본어나 한자까지 하나의 스타일로 완벽하게 보여주는 폰트는 아니다. 일부 문자는 다른 폰트로 대체되거나 환경에 따라 제대로 표시되지 않을 수 있다. 최신 갤럭시에서는 zFont3 적용도 이전보다 어려워지는 흐름이다. 분명히 알고 사용해야 할 단점이다. 그래도 현재 사용 중인 갤럭시 S20 FE에서는 나눔바른펜을 계속 사용할 생각이다. 웹툰과 웹검색, 웹소설처럼 한글을 보는 시간이 대부분인 내 사용 방식에는 잘 맞는다. 고운바탕의 차분함도 좋았지만, 지금은 나눔바른펜의 조금 느슨하고 부드러운 화면이 더 마음에 든다.

다음 휴대폰으로 바꾸게 되면 카메라 성능은 크게 고민하지 않을 것 같다. 사진은 이미 미러리스가 있으니 그걸 쓰면 된다. 오히려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화면 크기와 가독성, 그리고 zFont3로 나눔바른펜을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일지도 모르겠다.

휴대폰은 언젠가 바꾸면 그만이지만, 오랫동안 익숙해진 글씨체는 생각보다 쉽게 포기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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