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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수요일의 21입니다. 확실한 건 하나다. 글은 내용으로 읽히는 게 아니라, 결국 보이는 방식으로 먼저 소비된다. 문장이 아무리 괜찮아도, 눈에 안 들어오면 끝이다. 그걸 매번 체감한다.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쓰려고 앉았다가, 폰트에서부터 막히는 순간. 시작도 못 하고 접어버리는 날이 쌓인다.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 이게 진짜다. 글을 못 쓰는 게 아니라, 쓰고 싶게 만들어주질 않는다.

네이버 블로그 기본 폰트는 무난하다. 문제는 그 무난함이 계속 보면 피로하다는 거다. 선택지는 있어 보이는데, 실제로 써보면 다 비슷하다. 크기 조절도 애매하다. 줄 간격도 애매하다. 결국 내 글이 아니라, 플랫폼이 허용한 틀 안에서 억지로 끼워 맞춘 문장이 된다. 그 순간부터 집중이 깨진다. 글이 아니라 입력 작업이 된다.

티스토리는 다르다. 적어도 웹 폰트 하나만 제대로 박아 넣어도 분위기가 바뀐다. 글을 쓸 때, 내가 원하는 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고운 바탕이든, 고운돋움이든, 한컴 말랑말랑 폰트이든 뭘 쓰든 간에 선택권이 있다. 그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 같은 문장인데도, 폰트 하나 바뀌면 글이 달라 보인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더 길게 쓰게 된다. 이건 기분 문제가 아니라 흐름 문제다.

네이버 블로그는 그 흐름을 자꾸 끊는다. 폰트가 마음에 안 들면, 문장이 길어지질 않는다. 길게 쓰고 싶어도, 눈에 안 들어오니까 스스로 줄인다. 그러다 보면 내용도 같이 얇아진다. 결국 남는 건 쓸 말은 있었는데, 못 썼다는 찝찝함이다. 이게 한두 번이 아니다. 애초에 폰트부터가 글을 쓰고 싶은 생각을 사라지게 한다.

사람들은 글은 결국 내용이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근데 그 내용을 끝까지 읽게 만드는 건 형식이다. 폰트, 줄 간격, 크기. 이 기본적인 것들이 받쳐주지 않으면, 내용은 소비되기 전에 탈락한다. 네이버 블로그는 그 기본을 일부러 막아놓은 느낌이다. 꾸미지 말고, 그냥 쓰라는 식인데 문제는 그렇게 쓰고 싶지 않다는 거다. 결국 선택은 단순해진다. 쓰기 불편한 곳에서 억지로 버티느냐, 아니면 쓰기 편한 곳에서 계속 쓰느냐. 글은 의지로 쓰는 게 아니다. 환경이 밀어줘야 나온다. 네이버 블로그는 그 환경이 아니다. 적어도 지금 기준에서는.

그래서 요즘은 글을 안 쓰는 게 아니라, 못 쓰는 상태에 가깝다. 정확히는, 쓰고 싶은데 멈춘다. 폰트 하나 때문에. 웃기긴 한데, 이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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