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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목요일의 21입니다. 블로그 수익이 하늘을 찢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하늘이란, 우리가 보통 올려다보는 그 푸르고 넓은 하늘은 아니다. 컵라면 뚜껑 안쪽에 맺힌 수증기 같은 하늘이다. 편의점 비닐봉지에 반사된 형광등 불빛 같은 하늘이다. 그런 하늘을, 내 블로그 수익은 오늘도 장엄하게 찢고 지나갔다.

수익 확인 버튼을 눌렀을 때 나는 잠시 숨을 멈췄다. 혹시 모르니까. 인생이라는 것은 가끔 아무 예고 없이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하니까. 복권도 누군가는 당첨되고, 주식도 누군가는 오른다. 그러니 내 블로그에도 언젠가 그런 일이 생기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리고 화면에는 숫자가 떴다.

아, 찢었다.
정말 찢었다.
다만 하늘이 아니라 내 기대감을 찢었다.

블로그 수익이라는 것은 참 이상한 생물이다. 분명히 존재는 한다. 어딘가에서 아주 작게 숨을 쉰다. 그런데 막상 손에 쥐려고 하면 사라진다. 마치 새벽 세 시에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때 느껴지는 삶의 허기처럼, 정확히 설명하기 어렵지만 분명히 거기 있다.

나는 그 숫자를 한참 바라봤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 정도면 커피는 못 산다. 삼각김밥도 어렵다. 하지만 인간의 자존심 하나쯤은 충분히 구길 수 있다. 그래도 묘하게 웃겼다. 수익이 너무 적어서 우울한 게 아니라, 너무 당당해서 웃겼다. 마치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사람이 양복을 차려입고 저는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내 블로그도 그랬다. 조회 수는 비틀거리고, 클릭은 지나가다 발을 헛디딘 수준인데, 수익 그래프만은 어딘가 비장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글을 쓴다. 하늘을 찢는 수익을 위해서. 정확히는 하늘의 먼지 한 톨을 살짝 건드리는 수익을 위해서. 그리고 언젠가 정말로 숫자가 커지는 날이 오면, 나는 아마 똑같이 말할 것이다. 블로그 수익이 하늘을 찢는다고.

그날의 하늘은 조금 더 크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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