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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금요일의 21입니다. 디스코드에서 키보드 소리를 줄이는 방법에 관해 글을 쓴 적이 있다. 입력 감도를 조절하고, Krisp를 켜고, 마이크를 키보드에서 멀리 두면 웬만한 생활 소음은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 과정에서 사용한 마이크가 sE V7이다. 슈퍼카디오이드 방식의 다이나믹 마이크라 정면의 목소리는 잘 받고 주변 소리는 비교적 작게 받는다. 키보드 소리가 들어가는 게 싫어서 산 마이크였으니 선택 자체는 맞았다.

레딧과 여러 전문 리뷰를 찾아봐도 평가는 대체로 좋았다. 가격에 비해 목소리가 선명하고, 일반적인 라이브용 다이나믹 마이크보다 고음이 시원하게 들리며, 주변 소리와 피드백을 잘 억제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녹음 엔지니어 사이에서는 슈어 SM58이나 Beta 58A와 비교되는 경우도 잦았다.

 

그런데 새로운 문제가 생겼다.
소리가 작았다. 그리고 가끔 키보드 근처에서 치지직거리거나 높은 음의 ‘삐—’ 소리가 났다.

마이크를 바꾸면 목소리가 영화 예고편처럼 들릴 줄 알았는데, 현실은 상대방이 “마이크 좀 가까이 대봐”라고 말하고 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전자음을 추적하게 됐다. 장비를 샀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신경 써야 할 것만 늘어났다.

sE V7은 가까이에서 써야 하는 마이크다. sE V7의 공식 감도는 2.0mV/Pa, -54dBV다. 콘덴서 마이크처럼 책상 한쪽에 세워놓고 방 안의 소리까지 넓게 받아들이는 제품이 아니라, 입 가까이에서 들어오는 목소리를 집중적으로 받는 다이나믹 마이크다.

레딧에서도 V7의 소리가 작거나 기대한 만큼 풍성하지 않다는 질문이 올라오면 마이크를 먼저 바꾸기보다 거리를 확인하라는 답변이 나온다. 한두 뼘씩 떨어뜨려 놓기보다 입에서 수 인치 이내로 가져와야 이 마이크의 소리가 제대로 나온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방송하는 사람들처럼 마이크를 적당히 떨어뜨려 놓았다. 화면에 마이크가 너무 크게 보이는 것도 싫었고, 입 바로 앞에 두면 거슬릴 것 같았다. 그렇게 배치해 놓고 입력 볼륨을 올렸다. 목소리는 조금 커졌지만, 오디오 장비에서 발생하는 노이즈도 함께 커졌다.

 

해결 방법은 의외로 단순했다. 마이크를 입 가까이 옮기는 것이다.

정확한 거리는 목소리 크기와 오디오 인터페이스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략 5~10cm 정도에서 시작해 보는 편이 좋다. 적어도 책상 구석에 놓고 방 건너편에서 말하듯 사용할 마이크는 아니다. 마이크 방향도 확인해야 한다. sE V7은 마이크 상단을 향해 말하는 핸드헬드 방식이다. 측면을 향해 말하면서 소리가 작다고 하면 마이크 입장에서도 조금 억울하다.

 

sE V7의 장점, 목소리가 생각보다 선명하다. 일반적인 무대용 다이나믹 마이크는 튼튼하고 사용하기 편하지만, 고음이 일찍 줄어들어 조금 답답하게 들리는 경우가 있다. V7은 공식 주파수 범위가 40Hz에서 19kHz까지이며, 리뷰에서도 고음 확장이 좋고 중고역이 비교적 부드럽다는 평가를 받는다.

쉽게 말하면 다이나믹 마이크 특유의 단단한 소리는 유지하면서도 지나치게 먹먹하지 않다. 레딧 사용자들도 목소리가 자연스럽고 개방적으로 들린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별도의 EQ를 많이 사용하지 않아도 보컬이 앞으로 나오는 편이며, 가격을 고려하면 상당히 좋은 핸드헬드 다이나믹 마이크라는 평가도 있었다.

디스코드에서는 이 특성이 꽤 유용하다. 게임 소리 사이에서도 말소리가 잘 들리고, 콘덴서 마이크처럼 방 안의 모든 소리를 섬세하게 전달하지 않는다. 내 목소리만 보내고 싶은데 컴퓨터 팬과 키보드와 창밖의 오토바이까지 함께 출연하는 일을 줄일 수 있다. 단, 목소리에 따라 고음이 다소 밝게 느껴질 수 있다. 원래 치찰음이 강한 목소리라면 ‘ㅅ’이나 ‘ㅈ’ 발음이 강조될 가능성도 있다. 누구에게나 무조건 부드러운 마이크는 아니다. 마이크도 목소리와 궁합을 탄다.

키보드는 마이크 바로 뒤보다 사선에 두는 편이 낫다.

 

sE V7은 슈퍼카디오이드 지향성을 사용한다. 정면 수음 범위가 일반적인 카디오이드 마이크보다 좁아서 정면의 목소리에 집중하고 옆에서 들어오는 소리를 잘 줄인다.

여기까지만 보면 마이크 뒤쪽에 키보드를 두면 될 것 같다. 그런데 슈퍼카디오이드는 마이크의 정확한 후면에도 작은 수음 영역이 있다. 카디오이드처럼 뒤쪽 전체가 가장 조용한 구조가 아니다. V7을 측정한 리뷰에서는 정면 기준 약 135도 부근에서 소리가 가장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키보드를 마이크의 정확한 뒤쪽에 일직선으로 배치하기보다, 마이크 후면의 대각선 방향으로 보내는 편이 유리하다. 마이크는 입을 향하게 하고 키보드는 마이크의 뒤쪽 사선에 놓는다. 모니터 스피커를 사용한다면 스피커 위치도 같은 원리로 조절할 수 있다.

키보드 근처에서 들린 치지직, 삐 소리. 사용하면서 한 가지 이상한 점도 발견했다. V7을 키보드 가까이 가져가면 치지직거리거나 높은 음의 ‘삐—’ 소리가 들리는 경우가 있었다. 처음에는 하울링인가 싶었지만, 스피커 소리가 마이크로 다시 들어가는 상황은 아니었다. 키보드에서 멀어지면 소리가 줄어들었다.

 

이런 현상은 키보드에서 발생하는 전자기 간섭, 즉 EMI일 가능성이 있다. RGB 키보드의 LED 제어 회로나 USB 전원부, 내부 컨트롤러는 전자기 간섭이나 고주파음을 만들 수 있다. 

sE V7은 별도의 외부 전원이 필요 없는 패시브 다이나믹 마이크다. 캡슐 내부의 코일이 자기장 속에서 움직이며 신호를 만드는 구조다. 따라서 강한 전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전자기기에 지나치게 가까이 가져가면 그 간섭을 오디오 신호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

전자기 간섭이 아니라 키보드에서 실제로 발생하는 고주파음을 마이크가 정상적으로 수음한 것일 수도 있다. 원인을 확인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마이크 모니터링이나 녹음을 켜놓고 V7을 키보드 가까이 가져간다. 삐 소리가 들리는 상태에서 키보드 USB를 뽑아본다. 소리가 바로 사라진다면 키보드 또는 키보드의 USB 전원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마이크 본체는 그대로 두고 XLR 케이블만 키보드와 USB 케이블 가까이 가져가 보는 방법도 있다. 마이크 본체를 움직일 때만 소리가 커진다면 캡슐이 전자기 간섭을 받는 것이고, XLR 케이블을 움직일 때 커진다면 케이블의 차폐나 접촉 문제일 가능성이 있다.

다른 키보드로 바꿨을 때 증상이 사라진다면 원인은 더욱 확실해진다. 키보드 소리를 줄이려고 마이크를 샀는데, 키보드가 이번에는 전자기파로 말을 걸어왔다. 전기 노이즈가 많은 마이크는 아니다. 확인해 본 결과 sE V7에서 전기 노이즈나 치지직거리는 소리가 고질적으로 발생한다는 평가는 찾기 어려웠다.

키보드 가까이에서 들린 삐 소리만으로 V7의 불량을 의심할 필요는 없었다. 마이크 본체와 XLR 케이블을 따로 움직여 보고, 키보드의 USB 전원을 끊거나 다른 키보드로 교체해 보면 어느 쪽에서 문제가 생기는지 확인할 수 있다. V7은 키보드에서 멀리 두고 입 가까이에서 사용할 때 장점이 살아났다. 목소리는 충분히 선명했고, 타건음과 주변 소리도 줄일 수 있었다. 마이크의 성능보다 마이크를 놓는 위치가 더 중요했던 셈이다. 키보드 소리를 줄이려고 마이크를 샀는데, 정작 키보드와의 거리부터 다시 생각하게 됐다. 장비 하나를 바꿨을 뿐인데 책상 배치까지 손보게 됐다. 음향 장비는 사는 것으로 끝나는 물건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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