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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수요일의 21입니다. 예전에 챗GPT로 소설을 쓰고, 그 장면을 이미지로 옮기는 실험을 해본 적이 있다. 당시에는 좀비 학교를 배경으로 한 단편을 만들었다. 이번에는 방향을 조금 바꿨다. 완전히 새로운 세계관을 만드는 대신, 이미 익숙한 작품의 특정 시점을 가져와 설정 하나를 비틀어보기로 했다.

 

[이모저모] AI로 소설을 쓰고, 장면을 그림으로 옮겨보니 (챗GPT 실험기)

안녕하세요. 일요일의 21입니다. 왜 이 글을 쓰게 됐나? 요즘 챗GPT에 소설을 시켜보는 사람들이 많다. 지우학 느낌으로 써줘, 좀비 학교 배경으로 써줘 같은 요청 말이다. 그래서 문득 궁금해졌다

ashitaka21.tistory.com

선택한 작품은 드래곤볼이다. 정확히는 라데츠가 지구에 찾아온 시점이다. 원작에서 이때의 손오공은 라데츠보다 약했고, 피콜로와 힘을 합친 뒤 목숨까지 내놓아야 겨우 승리할 수 있었다. 이 싸움을 계기로 오공은 저승에서 계왕을 만나고, 계왕권과 원기옥을 배우게 된다.

그런데 순서를 바꿔봤다.

라데츠가 오기 전부터 손오공이 이미 계왕과 구면이라면 어떨까. 계왕권과 원기옥을 익힌 정도가 아니라, 두 기술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면 이야기가 어떻게 달라질까. 계왕권을 온몸이 아닌 팔이나 다리 한곳에만 집중할 수 있고, 원기옥 역시 구체로 만들어 던지는 대신 원기 자체를 몸에 축적해 폭발적인 힘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조건을 넣었다.

아래는 그 설정으로 챗GPT에 요청해 만든 드래곤볼 단편 소설이다.


드래곤볼 외전 — 하늘보다 먼 곳에서 돌아온 남자


라데츠의 스카우터가 짧은 전자음을 흘렸다.

삐삐삐삐—

전투력 334.

몇 번을 측정해도 숫자는 변하지 않았다. 꼬리가 달린 사내, 카카로트의 수치는 고작 그 정도였다. 갑옷도 없고 전투복도 없었다. 행성 베지터에서 태어난 사이어인이라기보다는 변방 행성의 농부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라데츠는 입꼬리를 비틀었다.

“한심하군, 카카로트. 지구에서 너무 오래 산 모양이야.”

손오공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라데츠의 왼쪽 눈에 붙은 스카우터를 바라봤다. 예전이었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알았다. 기계로 상대의 기를 재고, 숫자로 강함을 판단하는 장치였다.

그리고 그런 물건은 언제나 틀렸다.

기를 완전히 지울 수 있는 상대 앞에서는.

“오공.”

피콜로가 낮게 불렀다.

그는 이 자리에 나타난 순간부터 손오공을 주시하고 있었다. 라데츠가 아니라 오공을 보고 있었다. 정확히는 오공의 안쪽에서 꿈틀대는 무언가를 경계했다.

마족 특유의 감각이 경고하고 있었다.

저 녀석은 지금까지 자신과 싸울 때 단 한 번도 전력을 드러내지 않았다.

천하제일무술대회에서조차.

“왜 그러지?”

오공이 태연하게 물었다.

“네놈, 대체 뭘 숨기고 있나?”

“숨기긴 뭘 숨겨.”

“시치미 떼지 마라. 네 몸속에 있는 그 기는 뭐냐?”

라데츠가 코웃음을 쳤다.

“전투력 322짜리 나메크성인이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냐. 카카로트의 전투력은 334다. 둘이 합쳐도 내 상대가 되지 않아.”

피콜로의 미간이 깊게 패였다.

기계를 믿는 놈에게 기를 설명해 봐야 소용없었다.

하지만 이상했다.

손오공의 기는 분명 작았다. 바람 앞의 촛불처럼 희미했다. 그런데 그 작은 불씨 뒤편에 바다가 있었다. 한없이 넓고, 바닥을 알 수 없는 기운이 웅크리고 있었다.

그 기는 오공의 것이면서도 오공의 것만은 아니었다.

하늘과 바다, 산과 들.

이 별에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의 숨결이 그의 육체 안에서 조용히 돌고 있었다.

‘설마…….’

피콜로가 눈을 가늘게 떴다.

‘주위의 생명력을 자기 몸 안에 담고 있는 건가?’

라데츠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마지막 기회다, 카카로트. 네 아들을 데리고 우리와 함께 가라. 이 별의 인간들을 죽이고, 사이어인으로 돌아오는 거다.”

“싫어.”

오공은 짧게 대답했다.

“그럴 줄 알았다.”

라데츠의 모습이 사라졌다.

쾅!

오공이 서 있던 땅이 폭발했다. 라데츠는 이미 그의 뒤에 있었다. 주먹에는 확실한 살의가 실려 있었다.

그러나 주먹이 닿지 않았다.

오공이 고개를 살짝 옆으로 기울였기 때문이다.

머리카락 몇 가닥이 흔들렸다.

그뿐이었다.

라데츠가 곧바로 무릎을 올렸다. 오공은 손바닥으로 그것을 가볍게 눌렀다. 이어지는 팔꿈치와 수도, 꼬리를 이용한 후방 공격까지 모두 손바닥 하나를 넘지 못했다.

라데츠의 스카우터가 미친 듯이 울렸다.

334.
335.
336.
다시 334.

“어, 어떻게…….”

“계왕님도 똑같은 말씀을 하셨지.”

오공이 중얼거렸다.

“처음엔 몸보다 마음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고 하셨어. 생각하고 움직이면 늦는다고.”

“계왕?”

라데츠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게 누구냐!”

“저승에 계신 분이야.”

오공이 웃었다.

“말이 좀 많긴 한데, 굉장히 강한 기술을 가르쳐 주셨거든.”

라데츠가 거리를 벌렸다. 웃음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그는 스카우터의 측면을 두드렸다. 고장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야만 했다.

“하찮은 속임수 따위!”

라데츠가 두 손을 펼쳤다.

양손에 응축된 기가 보랏빛 섬광을 일으켰다.

“더블 선데이!”

두 줄기의 에너지파가 대지를 긁으며 뻗어 나갔다. 피콜로가 황급히 몸을 날렸다. 산맥을 통째로 날려버릴 만큼 강력한 공격이었다.

오공은 피하지 않았다.

“계왕권.”

그의 입에서 조용한 한마디가 흘러나왔다.

붉은 기가 솟아올랐다.

하지만 예전처럼 온몸을 난폭하게 뒤덮지 않았다. 붉은빛은 오른팔에만 집중됐다. 혈관을 따라 흐르며 근육과 뼈, 손바닥으로 모여들었다.

계왕권은 본래 전신의 기와 혈류를 폭발적으로 증폭시키는 기술이었다. 한계를 넘으면 육체가 먼저 무너졌다.

그러나 오공은 그것을 잘게 나눴다.

팔에만.

다리에만.

눈과 귀에만.

혹은 손가락 하나에만.

“두 배.”

오공이 오른손을 내밀었다.

콰아앙!

두 줄기의 에너지파가 그의 손바닥 앞에서 갈라졌다. 빛은 굽어진 폭포처럼 양옆으로 흘렀다. 산들이 연달아 무너지고 지평선 끝에서 거대한 폭발이 솟구쳤다.

그 중심에서 오공은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았다.

계왕권의 붉은빛이 오른팔에서 사라졌다.

라데츠의 입이 벌어졌다.

스카우터는 여전히 334를 표시하고 있었다.

“말도 안 돼.”

“역시 숫자는 별로 믿을 게 못 되는구나.”

오공이 말했다.

라데츠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그는 처음으로 카카로트를 제대로 바라보았다.

전투력이 낮은 것이 아니었다.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놈은 기를 감추는 수준을 넘어, 몸의 각 부위에 필요한 만큼만 배분하고 있었다. 공격하는 순간에도 힘이 밖으로 새지 않았다. 스카우터가 감지하기 전에 이미 모든 힘이 다시 사라졌다.

그것은 전투가 아니었다.

라데츠가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의 기술이었다.

“카카로트…… 네놈은 대체 어디서 무슨 짓을 한 거냐?”

“죽었었어.”

오공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뭐?”

“아주 잠깐이지만.”

그 순간, 오공의 머릿속에 익숙한 목소리가 울렸다.

—오공! 쓸데없는 얘기까지 전부 해줄 셈이냐!

오공이 하늘을 올려다봤다.

“계왕님.”

—그래, 나다! 그리고 네 형이라는 녀석 말이다. 아까부터 아주 불쾌한 기를 뿜어 대고 있어. 해치울 수 있을 때 빨리 해치워라!

“하지만 형이잖아요.”

—널 죽이려는 형이 어디 있느냐!

“계왕님도 처음 만났을 때 절 죽일 뻔하셨잖아요.”

—내 별의 중력이 강했던 거다! 내가 널 죽이려고 한 게 아니야!

계왕의 고함이 머릿속에서 쩌렁쩌렁 울렸다. 오공은 한쪽 귀를 후비다가 라데츠를 바라봤다.

라데츠는 당황한 표정이었다.

“누구와 얘기하는 거냐?”

“계왕님.”

“아무도 없지 않나!”

“아주 먼 곳에 계셔.”

라데츠의 표정이 더욱 험악해졌다. 조롱당하고 있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피콜로는 달랐다.

‘저승의 존재와 대화한다고?’

허풍으로 치부하기에는 오공의 기가 너무도 비정상적이었다.

라데츠가 이를 갈았다.

“좋아. 네놈이 무슨 기술을 배웠든 상관없다. 네 약점은 이미 알고 있으니까.”

그가 왼팔로 품속의 손오반을 들어 올렸다.

“아빠!”

“오반!”

오공의 표정이 굳었다.

라데츠는 웃음을 되찾았다. 그의 오른손 끝에 기가 모였다. 손끝은 오반의 머리를 향하고 있었다.

“움직이면 이 꼬마의 머리가 사라진다.”

“그만둬.”

“무릎 꿇어라.”

오공은 움직이지 않았다.

“내 말이 안 들리나? 무릎을 꿇으라고 했다!”

“형.”

오공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그 순간, 피콜로는 주변의 공기가 달라졌음을 느꼈다.

바람이 멈췄다.

숲의 나뭇잎이 일제히 오공을 향해 기울었다. 벌레와 새, 짐승들의 미약한 생명력이 실처럼 피어올랐다. 대지 아래 뿌리와 바다 너머의 파도, 하늘을 떠도는 구름에서도 푸른빛이 흘러나왔다.

본래 원기옥은 생명에게서 조금씩 원기를 나누어 받아 구체로 모으는 기술이었다.

그러나 오공은 구체를 만들지 않았다.

모여든 원기는 그의 피부를 통과했다. 혈관을 타고 흐르고, 심장을 지나며, 뼈와 근육 속으로 스며들었다.

푸른빛이 오공의 눈동자 안에서 타올랐다.

—오공!

계왕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조절해라! 그 상태로 폭발시키면 이 일대가 통째로 날아간다!

“알고 있어요.”

오공이 오른발을 반보 앞으로 내밀었다.

“계왕권은 내 힘을 몇 배로 끌어올리는 기술.”

붉은 기가 그의 오른쪽 다리를 감쌌다.

“원기옥은 다른 생명에게 힘을 빌리는 기술.”

푸른 원기가 심장에 모였다.

“둘을 몸 안에서 겹치면 어떻게 될까 궁금했어.”

붉은빛과 푸른빛이 서로 뒤섞였다.

이내 색을 잃었다.

오공의 몸 주변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대지가 내려앉았다.

오공의 발밑을 중심으로 수백 미터에 걸친 땅이 둥글게 함몰됐다. 바위가 가루로 변하고, 하늘의 구름이 갈라졌다. 그런데 오공이 딛고 선 좁은 지면만은 멀쩡했다.

힘이 새지 않았다.

모든 힘이 완벽하게 그의 안에 갇혀 있었다.

“원기계왕권.”

오공이 사라졌다.

라데츠의 스카우터에 숫자가 나타났다.

334.

1,000.

5,000.

12,000.

측정 불능.

퍼엉!

스카우터가 폭발했다.

라데츠는 눈을 감지도 못했다. 오공은 이미 그의 앞에 서 있었다. 공격하는 모습도, 다가오는 과정도 보이지 않았다.

오공의 왼손은 오반을 안고 있었다.

그리고 오른손 검지는 라데츠의 가슴 중앙에 닿아 있었다.

“잡았다.”

“언제…….”

말이 끝나기 전에 충격이 터졌다.

그러나 폭발은 바깥으로 퍼지지 않았다.

오공의 손끝에서 주입된 원기는 라데츠의 갑옷과 피부를 뚫지 않고 내부로 스며들었다. 계왕권으로 압축된 힘이 그의 온몸을 한순간에 뒤흔들었다.

쿵!

라데츠가 무릎을 꿇었다.

입과 코에서 피가 흘렀다. 갑옷에는 금조차 가지 않았는데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었다. 몸 안의 근육이 모조리 끊어진 것처럼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커헉…….”

오공의 몸에서 붉고 푸른빛이 빠져나갔다. 그는 놀란 오반을 땅에 내려놓았다.

“괜찮아, 오반?”

“아, 아빠…….”

오반은 대답하는 대신 오공의 다리에 매달렸다.

피콜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지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이해하는 데만 시간이 필요했다. 손오공은 라데츠를 죽이지 않았다. 대지를 파괴하지도 않았고, 품에 안긴 아이에게 작은 충격조차 전달하지 않았다.

그 막대한 힘을 손가락 끝, 그것도 적의 몸 안쪽에만 폭발시켰다.

피콜로가 알고 있던 손오공은 강했다.

하지만 지금 눈앞의 존재는 단순히 강한 것이 아니었다.

힘을 지배하고 있었다.

라데츠가 떨리는 팔로 땅을 짚었다.

“말도…… 안 된다. 하급 전사인 네놈이…….”

“난 하급 전사가 맞아.”

오공이 말했다.

“태어난 별이 어디였는지도 몰랐고, 사이어인이 뭔지도 오늘 처음 들었어. 그러니까 형 말대로라면 난 형보다 못하게 태어난 게 맞겠지.”

오공은 몸을 낮춰 라데츠와 눈을 맞췄다.

“그런데 계왕님이 그러셨어. 태어날 때 정해진 힘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나는 그런 식으로 말한 적 없다!

멀리서 계왕이 항의했지만 오공은 신경 쓰지 않았다.

“수련하면 강해질 수 있어. 형도 나쁜 짓 그만두고 함께 수련하자.”

라데츠의 눈이 흔들렸다.

죽이지 않겠다는 말.

함께 수련하자는 제안.

사이어인의 세계에서는 들을 수 없는 말이었다. 약한 자는 죽고, 강한 자는 지배한다. 형제라도 달라질 것은 없었다.

그런데 자신보다 압도적으로 강한 카카로트는 그를 죽이지 않았다.

라데츠는 고개를 숙였다.

“알았다…… 내가 졌다.”

“정말?”

오공의 얼굴이 밝아졌다.

피콜로가 다급히 외쳤다.

“속지 마라, 오공!”

라데츠의 꼬리가 채찍처럼 움직였다. 땅에 떨어진 스카우터의 파편 속에서 작은 송신 장치가 붉게 빛났다.

라데츠가 피를 토하며 웃었다.

“너무 늦었다, 카카로트. 모든 정보가 전송됐다.”

오공의 미소가 사라졌다.

“누구에게?”

“나보다 훨씬 강한 두 명의 사이어인에게.”

라데츠는 광기 어린 웃음을 터뜨렸다.

“그들이 이 별로 올 거다. 네가 숨기고 있는 기술을 빼앗고, 이 행성의 생명체를 모조리 죽이기 위해!”

잠시 침묵이 흘렀다.

피콜로는 주먹을 움켜쥐었다. 라데츠보다 훨씬 강한 적이 둘이나 온다. 방금 전까지라면 절망적인 소식이었다.

그러나 손오공은 걱정하는 대신 고개를 갸웃했다.

“얼마나 강한데?”

라데츠가 피 묻은 이를 드러냈다.

“내 전투력이 1,500이다. 동료 중 하나인 내퍼는 4,000을 넘고, 베지터는 18,000에 달한다!”

피콜로의 안색이 굳었다.

오공은 잠시 계산하는 듯 손가락을 꼽았다.

그러고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계왕님. 들으셨어요?”

—들었다.

“베지터라는 녀석, 강하네요.”

—그렇긴 하지만 방금 네가 보여준 힘이라면 충분하다. 문제는 놈들이 무슨 수작을 부릴지 모른다는 거지.

“그럼 올 때까지 더 수련하면 되겠네요.”

—너는 방금 전투력 18,000이라는 말을 듣고도 긴장감이 없느냐!

“강한 녀석이 온다는데 기대되잖아요.”

계왕의 깊은 한숨이 머릿속에서 들렸다.

피콜로는 관자놀이를 짚었다. 저 성격은 아무리 강해져도 변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오공은 쓰러진 라데츠를 내려다보며 손을 내밀었다.

“일어날 수 있어?”

라데츠는 그 손을 바라봤다.

카카로트의 손.

하급 전사로 태어나 변방의 행성에 버려진 동생. 그러나 이제는 행성 베지터의 왕자조차 알지 못하는 힘을 손에 넣은 전사.

라데츠는 손을 잡지 않았다.

대신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카카로트. 네놈은 그 힘으로 무엇을 할 생각이지?”

오공은 잠시 고민했다.

행성을 정복하겠다고도, 우주 최강이 되겠다고도 하지 않았다.

“더 강한 녀석이 있으면 싸워봐야지.”

그것뿐이었다.

라데츠는 그제야 깨달았다.

베지터가 이 행성에 오면 승부는 단순하지 않을 것이다.

전투력 18,000의 사이어인 왕자.

계왕권을 자유자재로 다루고, 별의 원기를 육체에 두르는 하급 전사.

그리고 숫자로 측정할 수 없는 힘.

라데츠는 난생처음 자신의 동생이 두려워졌다.

동시에 아주 조금 궁금해졌다.

베지터가 이 남자를 마주했을 때, 과연 어떤 표정을 지을지.

그때 오공이 환하게 웃었다.

“그런데 형, 배고프지 않아?”

라데츠는 대답하지 못했다.

피콜로는 눈을 감았다.

우주에서 두 명의 괴물이 오고 있었다.

그리고 지구에는 그들보다 훨씬 기묘한 괴물이 이미 살고 있었다.



이야기를 받아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역시 AI로 만드는 2차 창작은 설정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주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었다.

그냥 ‘손오공과 라데츠가 싸우는 소설을 써줘’라고 했다면 원작의 장면을 조금 바꾼 정도로 끝났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손오공이 이미 계왕과 만났고, 계왕권과 원기옥을 완전히 익혔으며, 두 기술의 사용법까지 변형했다는 조건을 넣자 이야기가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단순히 계왕권의 배율을 높이는 것으로 처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른팔이나 다리, 손가락처럼 필요한 부위에만 계왕권을 집중한다는 설정이 들어갔다. 힘을 크게 만드는 것보다 낭비 없이 다루는 능력에 초점이 맞춰졌다. 원기옥도 마찬가지다. 원작에서는 주변 생명에게 원기를 받아 거대한 구체를 만들고 적에게 던진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그 원기를 손오공의 몸 안으로 끌어들였다. 원기옥이라는 무기를 만드는 대신, 손오공 자신이 원기옥이 되는 방식이다.

계왕권이 자신의 힘을 증폭하는 기술이라면 원기옥은 다른 생명에게 힘을 빌리는 기술이다. 두 힘을 몸 안에서 겹친 ‘원기계왕권’은 원작에 존재하지 않는 기술이지만, 기존 기술의 성격을 크게 해치지 않으면서도 그럴듯하게 확장됐다.

무엇보다 라데츠의 반응이 재미있었다. 스카우터에는 손오공의 전투력이 계속 334로 표시된다. 숫자만 믿는 라데츠에게는 분명 하급 전사인데, 실제로는 공격하는 순간의 힘조차 제대로 측정되지 않는다. 스카우터가 측정 불능 상태에 빠져 폭발한다.

원작에서도 지구의 전사들은 기를 숨기거나 한곳에 집중할 수 있었고, 그 능력은 스카우터에 의존하던 사이어인들을 당황하게 했다. 물론 손오공이 처음부터 이렇게 강하다면 원작과 같은 위기감은 나오기 어렵다. 라데츠는 상대조차 되지 않고, 내퍼 역시 승부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다음 이야기는 베지터와의 전투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전투력 18,000이라는 숫자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믿는 베지터가, 전투력을 자유롭게 숨기고 계왕권과 원기를 몸 안에서 합치는 손오공을 만나면 어떻게 반응할까. 라데츠가 전송한 전투 기록을 보고도 지구로 향할까. 아니면 원기계왕권이라는 기술을 빼앗기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찾아올까.

지난 글에서는 AI가 만든 소설과 이미지를 보면서, 이야기를 어디로 끌고 갈지는 사람이 정해야 한다고 썼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챗GPT가 이야기를 만들기는 했지만, 출발점이 된 가정과 기술의 방향은 사람이 정했다. AI는 설정 하나를 주면 그 설정이 인물과 전투, 대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빠르게 펼쳐 보인다. 머릿속에서 ‘이렇게 되면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장면을 실제 소설의 형태로 확인해 보는 데는 꽤 쓸 만하다. 완성된 이야기를 그대로 받아보는 것보다, 익숙한 작품에 설정 하나를 던져놓고 어디까지 달라지는지 지켜보는 쪽이 더 재미있었다. 정답이 없는 이야기라 가능한 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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