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728x90
반응형

 

안녕하세요. 목요일의 21입니다. 치앙마이 여행을 다녀왔다. 이번 여행에는 니콘 ZF를 함께 들고 갔다. 아무래도 타지라서 조금은 겁이 났다.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일 자체보다, 혹시라도 도난을 당하지는 않을지 괜히 신경이 쓰였다. 익숙하지 않은 거리, 낯선 시선, 잠깐 자리를 비우는 순간까지도 계속 의식하게 됐다. 그래서 처음에는 카메라를 쉽게 꺼내지 못했다. 가방에 넣어 둔 채로 주변을 한 번 더 살피고,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손에서 놓지 않았다. 사진을 찍는 시간보다 괜찮을까를 생각하는 시간이 더 길었던 셈이다.

게다가 동남아라는 인식도 한몫했다. 치앙마이는 태국 북부라 캄보디아와 바로 맞닿아 있지는 않지만, 머릿속에서는 자연스럽게 그 지역 전체를 하나로 묶어 경계하고 있었다. 실제 거리와 상관없이, 막연한 이미지가 불안을 키웠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경계는 조금씩 풀렸다. 사람들의 태도를 몸으로 느끼고 나서야, 내가 앞서 걱정하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그때부터 ZF는 가방에서 천천히 밖으로 나왔다. 조심은 하되, 움츠러들지는 않게. 치앙마이에서의 여행은 그렇게 시작됐다.

공항에서도 사진을 몇 장 찍었다. 꽤 잘 담았다. 그래도 올리지는 못한다. 공항이라는 공간 특성상 불특정 다수가 함께 담길 수밖에 없고, 초상권 문제가 걸릴 수 있으니까. 남기고 싶지 않았던 건 아니다. 오히려 반대였다. 하지만 남기고 싶다고 해서 남길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래서 그 사진들은 여기까지다. 잘 찍었고, 그래서 더 아쉽다.

비행기에서 내렸을 때는 아직 실감이 나지 않았다. 긴 이동 끝에 도착했지만, 여행이 시작됐다는 느낌보다는 그저 다른 공항 하나에 서 있다는 느낌에 가까웠다. 표지판을 따라 걷고, 수하물을 기다리고, 출구 쪽으로 밀려 나가듯 이동했다.

몇 시간이나 비행기를 탔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몸은 분명 피곤했는데, 긴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낯선 언어와 공기의 온도, 처음 맡는 냄새들이 한꺼번에 밀려오자 오히려 더 주변을 의식하게 됐다. 공항을 벗어나서야 비로소 치앙마이에 도착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도 카메라는 가방 안에 있었다. 아직은 꺼낼 타이밍이 아니라고 느꼈다. 여행은 시작됐지만, 셔터는 조금 더 뒤로 미뤄두기로 했다.

타지라 솔직히 좀 쫄았다. 말도 잘 통하지 않았다. 짧은 영어 몇 마디로는 모든 상황을 설명하기에 부족했고, 그 부족함이 괜히 긴장을 키웠다. 누가 말을 걸기라도 하면 한 박자 늦게 반응하게 됐다. 그래서 더 조심스러워졌다. 길을 물어볼 때도, 계산할 때도, 괜히 실수하지 않으려고 행동이 한 템포씩 느려졌다. 카메라는 여전히 가방 안에 있었다. 사진보다 우선해야 할 게 있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긴장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말이 완전히 통하지 않아도, 큰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 뒤였다. 그제야 ZF를 꺼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안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었지만, 몸이 덜 경직되었다. 주변을 보니 어딜 가나 한국인들이 있었다. 낯선 곳에서 느려지는 건 겁 때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안전한 속도를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 속도를 찾고 나서야, 비로소 손이 자연스럽게 움직였다. 돌아보면 쫄았던 게 맞다.

 

치앙마이에 다시 오면 꼭 머물고 싶은 공간이 있다. 이너프 포 라이프(Enough for Life). 이름처럼, 이곳은 뭔가를 더 가지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숙소다.

치앙마이 중심가와는 적당히 떨어져 있어 북적이지 않으면서도, 그렇다고 완전히 고립되지도 않았다. 숙소 주변에 조용한 로컬 카페와 길게 펼쳐진 산자락, 그리고 아침마다 들리는 새소리가 먼저 하루를 연다. 일부러 찾지 않는 한 편의점도 없고, 관광객을 겨냥한 가게들도 보이지 않는다. 방은 넉넉하다. 불필요하게 크지도, 답답하지도 않다. 이 정도면 충분했다. 하지만 화장실은 최악이었다. 글을 쓰면서 다른 사람들의 후기도 찾아봤다. 깨끗하다고 느꼈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그건 꽤 의외였다. 같은 공간을 두고 이렇게 평가가 갈린다는 게 놀랍다.

가장 먼저 실내화가 없다. 바닥이 엄청 지저분한 건 아닌데, 맨발로 다니기가 불편해서 은근히 신경 쓰였다. 여행 와서 이런 사소한 게 괜히 크게 느껴질 때가 있다. 화장실은 환기도 약하고, 전체적인 마감이나 청결감이 조금 부족한 느낌이었다. 사용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데, 깔끔함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아쉽다고 느낄 정도다.

이너프 포 라이프는 빛이 좋다. 창문 하나만으로 하루 분위기가 다 정해지는 숙소인데, 여기는 아침과 저녁의 결이 확실히 다르다. 니콘 ZF를 꺼내면 괜히 ISO를 조금 더 주고 싶고, 필름 풍으로 찍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든다. 그리고 찍고 나면 늘 괜찮게 나온다. 게다가 이제는 필름 그레인 펌웨어 덕분에 굳이 ISO를 올릴 필요도 없다. 빛은 그대로 두고,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

낮에 보면 정말 마음이 편해지는 숙소다. 햇빛이 벽에 부드럽게 떨어지고, 바람도 잘 들어오고, 주변 풍경도 조용하다. 그래서 낮에는 여기 진짜 잘 골랐다는 안도감부터 든다. 낮에는 모든 게 안정적이다. 하지만 밤이 되면 분위기가 조금 달라진다. 치앙마이 특유의 고요가 좋기도 하지만, 그 고요가 지나치게 깊어질 때가 있다. 숙소 주변에 가로등이 많지 않은 편이라 밤길이 생각보다 어둡다. 걸으면 살짝 긴장된다. 숙소 자체는 안전하지만, 조용함의 결이 낮과는 다르다. 낮에는 여유인데, 밤에는 공기 자체가 텅 비어버린 느낌이다. 시내에서 조금 벗어난 위치라 소리 하나 없는 순간이 많다. 여행 초반에 그 적막함이 낯설고, 괜히 문단속 확인을 한 번 더 하게 된다.

오죽하면 택시 기사가 여기 뭐 하는 곳이냐고 묻기까지 했다. 그만큼 이곳의 밤은, 낮과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그것과는 별개로, 택시 기사는 요금을 더 받아갔다. 잔돈이 없다는 이유였다. 그 말을 듣는 순간부터 묘하게 찜찜했다. 정말 없는 건지, 아니면 그냥 그렇게 넘어가려는 건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금액이 아주 크진 않았지만, 그래서 더 애매했다. 따질 만큼은 아니고, 그냥 넘기기에는 기분이 남는 액수였다. 말이 길어질수록 상황만 어색해질 것 같아서 그대로 줬다. 그게 더 피곤하지 않은 선택처럼 느껴졌다.

여행지에서 이런 순간은 늘 비슷하다. 큰 사건은 아니고, 하루를 망칠 일도 아니다. 다만 그날의 공기 어딘가에 작은 흠처럼 남는다. 숙소 앞에서 내리면서도, 아까 그 말이 계속 머리에 걸렸다. 잔돈이 없다는 말. 아무래도 거짓말 같았다.

그래도 그 일 하나로 치앙마이의 인상이 완전히 바뀌지는 않았다. 다만 여행 초반에 한 번쯤 겪고 지나가는, 그런 종류의 일로 남았을 뿐이다. 이상하게도 화가 나기보다는 체력이 조금 더 깎인 느낌에 가까웠다. 말이 통하지 않는 상태에서 생기는 작은 손실이랄까.

그보다도 설명해야 할 에너지가 빠져나간 기분이었다. 숙소에 들어와 문을 닫고 나서야 숨이 한 박자 늦게 내려왔다. 그제야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왔다. 밖에서 느꼈던 찜찜함은 조용한 방 안으로 들어오자 조금씩 옅어졌지만, 밤이라 빛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 또 다른 긴장을 만들었다. 창문 너머로는 어둠이 두텁게 내려앉아 있었고, 가로등도 드물어 바깥은 형태조차 잘 보이지 않았다. 그 어둠은 택시 안에서 느꼈던 불쾌함과는 다른 종류의 것이었지만, 피곤한 상태에서는 충분히 겁이 될 만했다.

여행에서는 이런 일들이 꼭 하나쯤 끼어든다. 기억에 남을 만큼 크지도 않고, 그렇다고 완전히 잊히지도 않는 일. 그래서 오히려 오래 남는다. 그날 밤은 그런 감정과 피로가 정리되지 않은 채로 흘러갔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빛이 다시 방 안으로 스며들었을 때서야, 전날 밤의 찝찝함과 두려움도 함께 밀려 나갔다.

 

방 안은 편하다. 특히 조명 색 온도가 좋고, 침대가 크게 자리 잡고 있어서 의외로 아늑함은 확실하다. 문제는 밖. 창밖을 바라보면 낮에는 풍경이지만, 밤에는 그냥 어둠이다.

그래서 여행자라면 누구나 한번은 이런 결론을 내린다. 낯선 곳에서는 밤중에 숙소 밖을 안 나가는 게 맞다. 괜히 겁을 먹어서가 아니라, 여행 중엔 기본적인 리스크를 줄이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낮에는 괜찮은 길도 밤에는 분위기가 달라진다. 이 지역이 위험해서라기보단, 익숙하지 않은 곳이라는 사실이 문제다.

 

낮과 밤의 공기가 다르게 느껴지고, 방향감각도 흐려진다. 치앙마이는 대체로 안전한 도시지만, 여행자의 시선에서는 밤의 어둠이 다르게 다가온다.

게다가 12월의 치앙마이의 밤은 생각보다 차갑다. 낮에는 반팔로도 충분했는데, 해가 지고 나면 공기가 급격히 식는다. 12월 1일 밤, 창문을 열어두고 있자니 춥고 무서워서 닫았다. 괜히 이불을 한 번 더 끌어당기게 됐다.

더운 나라라는 인식과 달리, 밤공기는 분명히 서늘했다.

치앙마이는 대체로 안전한 도시다. 하지만 여행자의 시선에서는, 어둠과 낯섦, 그리고 예상보다 낮은 기온이 겹치면서 밤이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특히 치앙마이의 길은 한국 기준으로 보면 조금 낯선 요소가 많다. 낮에는 크게 의식하지 않고 지나칠 수 있지만, 밤이 되면 그 구조적인 차이가 체감적으로 더 크게 다가온다. 길 폭이 갑자기 좁아지거나, 인도와 차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구간도 적지 않다. 익숙한 규칙이 통하지 않는 순간들이 있어서, 걷는 속도도 자연스럽게 느려진다.

여기에 또 하나 적응해야 할 부분이 있다. 치앙마이는 한국과 반대로 왼쪽 통행이다. 차와 오토바이가 우리에게 익숙한 방향이 아니라 다른 쪽에서 먼저 다가온다. 낮에는 보이니까 괜찮지만, 밤에는 이게 더 헷갈린다. 습관적으로 왼쪽만 보고 발을 내디딜 뻔한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다.

새 소리에 잠에서 깼다. 알람보다 먼저 들려온 소리였고, 억지로 깨운 느낌도 아니었다. 창밖 어딘가에서 이어지는 소리가 밤과 아침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밀어냈다.

창문을 여는 순간, 저절로 감탄이 나왔다.

밤에 보이지 않던 풍경이 한꺼번에 펼쳐졌고, 공기는 생각보다 선선했다.

어둠 속에서는 상상만 하던 바깥이,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었다는 사실이 조금 의외였다.

니콘 ZF의 색감과 필름 그레인은 이 여행에서 미리 결정해 둔 몇 안 되는 선택이었다. 찍고 나서 고치는 방식보다는, 처음부터 어떤 결과를 남길지 정해두는 쪽이 훨씬 편했다. 색은 과하지 않게, 필름 그레인은 눈에 띄되 앞서 나가지 않게. 그렇게 설정한 JPEG에는 그날의 판단이 그대로 남아 있다. RAW는 손대지 않은 채 보관했다. 더 다듬기 위해서라기보다, 나중에 다시 볼 가능성 정도만 남겨두기 위해서였다.

이번 여행에서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일보다, 지나가는 시간을 놓치지 않는 쪽이 더 중요했다. 원래는 RAW 파일도 함께 올릴지 고민했지만, 그러면 다시 손이 바빠질 것 같았다. 파일을 고르고, 비교하고, 설명해야 할 것들이 늘어난다. 그렇게 되면 사진보다 판단이 앞서고, 여행의 이유도 그쪽으로 기울게 된다. 그건 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JPEG만 올렸다.

그날의 빛, 그날의 기분, 그 순간의 선택이 그대로 들어 있는 상태. 마음에 들면 그대로 두고, 아쉬우면 그 아쉬움까지 포함하는 쪽이 훨씬 덜 피곤했다. 나중에 더 잘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보다, 지금 여기서 충분하다는 판단이 먼저였다. RAW는 언젠가 다시 열어볼 수도 있고, 끝내 열지 않을 수도 있다. 참고로 RAW 파일은 따로 내보내 두긴 했다. 다만 이번 글에서는 함께 올리지 않기로 했다. 언젠가 필요해질 때, 그때 따로 꺼내도 늦지 않을 것 같아서였다.

게다가 후보정을 잘하지도 못하고 오래 붙잡고 있을 성격도 아니다. 색을 만지고, 대비를 조정하고, 차이를 비교하는 과정에서 금세 집중이 흐트러진다. 그렇게 애써 손을 대고 나면 사진이 좋아졌다는 확신보다, 괜히 건드렸다는 느낌이 먼저 남는다. 그래서 더더욱 카메라 안에서 결정을 끝내는 쪽을 택했다.

찍는 순간에 어느 정도의 결과를 받아들일지 정해두는 방식이 나에게는 훨씬 편했다. 잘 다듬은 사진보다, 판단이 분명한 사진이 좋았다. 후보정을 못한다는 건 약점일 수도 있지만, 이 여행에서는 오히려 기준이 됐다. 더 고칠 수 없으니 덜 욕심내게 되고, 덜 욕심내니 사진이 여행을 방해하지 않았다. JPEG로 남긴 이유도 그 연장선에 있다. 사진이 완성되지 않아도 괜찮은 상태. 손을 덜 댄 만큼, 그날의 감각이 더 많이 남아 있다면 그걸로 충분했다. 후보정을 못하는 대신, 시간을 놓치지 않는 쪽을 택했다. 이번 여행에서는 그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

 

유리컵에 맺힌 물기와 오렌지 주스의 색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한 모금 마시면 단맛이 앞서고, 곧바로 산미가 짧게 따라온다. 인상적이기보다는 무난하다. 깜짝 놀랄 만큼 달지도 않고, 오래 기억에 남을 만큼 상큼하지도 않다. 콘플레이크는 바삭함보다 숟가락이 닿을 때의 소리가 먼저 남는다.

맛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고, 그래서 더 이상 설명할 게 없다. 요거트도 다르지 않다. 특별한 건 맛 자체가 아니다. 서두를 이유도 없고, 일부러 천천히 씹어야 할 필요도 없다. 배를 채우되 생각을 방해하지 않는 정도. 대신에 풍경이 앞선다. 아침의 빛과 바람이 자연스럽게 시선을 끈다.

맛이 기억을 차지하지는 않으나, 대신 그 자리에 식탁 너머의 공기가 남는다. 이 아침은 혀보다 눈과 몸이 먼저 기억한다.

 

자세히 보면, 새가 있다. 처음부터 눈에 잘 들어오지는 않는다. 나뭇잎과 가지 사이에 섞여 있어서, 시선을 조금 늦추면 그냥 지나치기 쉽다. 그래서 이 사진은 풍경을 보여주기보다는 기척을 남긴다. 새가 숨어 있기에는 충분하고, 찾지 않으면 발견하기 어려운 자리다. 이게 힐링이라면, 아마 이런 종류일 것이다. 일부러 느끼려고 하지 않으면 그냥 지나가 버리는 것. 아무것도 해주지 않지만, 대신 방해도 하지 않는 상태. 알아차린 사람에게만 조용히 남는 방식의 힐링.

이 사진이 흥미로운 건, 니콘 ZF의 피사체 인식 옵션, 새 AF 덕분이다. 거의 배경처럼 숨어 있는 존재인데도, 카메라는 그 기척을 놓치지 않는다. 사람이 먼저 발견하지 못해도, 초점은 이미 그쪽으로 향해 있다. 흔히 니콘 ZF는 소니나 캐논처럼 AF가 빠른 편은 아니라고들 말한다. 나는 소니나 캐논을 써본 적이 없어서 그 차이를 실감하기는 어렵다.

적어도 이 상황에서는 새의 눈도 따라간다. 번쩍거리는 속도는 아니지만, 놓치지도 않는다. 그래서 더 잘 맞는다. 서두르지 않고, 있는 것을 그대로 두면서도 필요한 만큼은 확실하게 잡아준다. 다만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면, 내가 쓰는 렌즈가 망원이 아니라는 거다. 망원이었으면 조금 더 당겨볼 수 있었겠지. 그렇지만 동시에, 이 정도의 거리감이었기에 가능한 사진이기도 했다. 그걸로 충분했다.

이너프 포 라이프는 숙소이기도 하지만 카페이기도 하다. 아래층은 카페이자 소품샵이고, 그 위에 숙소가 얹혀 있다. 커피를 마시는 사람과 잠에서 깨어 내려온 사람이 카페를 공유하는 구조라서, 이곳에서는 생활과 여행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섞인다.

치앙마이 중심에서 살짝 떨어진 위치 덕분에 분위기는 조용하다. 일부러 찾아오지 않으면 스쳐 지나가기 쉬운 동네인데, 그래서 더 이곳다운 공기가 남아 있다. 빈티지한 가구와 식물, 과하지 않은 장식들이 공간을 채우고 있지만, 무엇 하나 앞서 나서지는 않는다. 아침이 되면 아래층 카페에서 나는 소리와 냄새가 위로 천천히 올라온다. 커피를 내리는 소리, 바닥에 떨어지는 빛, 그 사이를 자연스럽게 오가는 고양이까지.

이너프 포 라이프가 기억에 남는 이유는 무엇을 더 보여주기 때문이 아니라, 굳이 감추지 않기 때문이다. 있는 그대로를 두고, 그 위에 시간을 얹어 놓는다. 그래서 이곳은 이름처럼 충분하다는 말을 실감하게 만든다. 더 좋은 시설이나 더 많은 설명이 없어도, 하루를 보내기에는 모자람이 없다. 머무는 사람에게 무엇을 하라고 재촉하지 않고, 그냥 그렇게 있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공간이다. 아래쪽에는 테이블과 식물이 놓인 공간이 있다. 테이블과 식물 사이, 햇빛이 바닥에 내려앉은 자리 근처다.

카페 위에 숙소가 얹힌 구조라서, 이런 풍경이 자연스럽게 겹친다. 필름 그레인 때문에 자세히 보이지는 않을지도 모르겠다. 고양이가 있다. 그레인이 더해지면서 고양이의 존재감은 오히려 낮아졌다. 그런데 그래서 이 공간에 더 잘 어울린다. 눈에 띄기보다는 풍경의 일부처럼, 우연히 머물다 간 흔적처럼 남는다. 나중에 RAW를 따로 올려볼 생각이다. 그때는 조금 더 자세히 보일지도 모르겠다. 다만 지금처럼 희미하게 남아 있는 모습도, 이 장소와는 잘 어울린다.

 

유독 필름 사진처럼 느껴진다. 물이 거의 없는 수영장 바닥, 타일 위로 흐르는 빛의 결, 나뭇잎 그림자가 만들어내는 얼룩들까지. 일부러 연출한 것도 아닌데, 시간이 한 박자 느리게 흐르는 것처럼 보인다. 미러리스인 니콘 ZF로 찍은 사진인데도 결과물은 디지털카메라보다는 필름 카메라 같다.

색은 선명하게 튀지 않고, 밝은 부분도 끝까지 밀어붙이지 않는다. 필름 그레인이 얹히면서 물의 깊이보다 공기의 온도가 먼저 전해진다. 이 수영장은 사용 중이라기보다 잠시 멈춰 있는 상태에 가까웠다. 솔직히 말하면, 위생적으로 아주 깨끗해 보이지는 않았다.

 

소품샵의 소품들은 설명을 요구하지 않는다. 오래된 접시와 컵, 빛이 바랜, 손때가 남은 작은 오브제들이 조용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새것처럼 반짝이기보다는, 시간을 지나온 듯한 모습들이다. 그래서 가격표보다 먼저 손이 가고, 용도보다 촉감이 먼저 남는다. 이 소품들은 사두면 뭘 할 수 있을지보다는 이게 어디에 놓이면 어울릴까를 생각하게 만든다.

책상 한쪽, 창가, 혹은 아무것도 없는 선반 위. 꼭 필요해서라기보다, 없어도 괜찮지만 있으면 풍경이 달라지는 것들이다. 이너프 포 라이프의 소품샵이 좋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취향을 밀어붙이지 않고, 선택을 재촉하지 않는다. 고르는 사람의 속도에 맞춰 그대로 놓여 있을 뿐이다. 그래서 소품을 산다는 느낌보다, 잠시 머물다 하나를 데려간다는 것에 가깝다.

 

그런데 하나만 살 수 있겠는가? 그래서 결국 몇 개를 샀다. 꼭 사야겠다는 마음으로 고른 건 아니었다. 한참을 바라보다가, 손에 쥐었을 때 거슬리지 않는 것들. 들고 있어도 부담이 없고, 가방에 넣어도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들이다. 작은 접시 하나와 컵, 그리고 손바닥만 한 오브제 하나. 쓰임을 정확히 정해두지는 않았다. 집에 돌아가면 책상 위에 놓일 수도 있고,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채 선반 위에 머물 수도 있다. 그 정도면 충분했다. 이곳에서 소품을 산다는 건 소비라기보다, 치앙마이의 공기, 이 공간의 속도, 잠시 멈춰 있던 시간의 결을 아주 작은 형태로 옮겨 담는 것에 가깝다. 그래서 계산을 마치고 나서도 기분이 가볍다.

솔직히 이 가격에는 못 산다. 한국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가격표를 보는 순간 망설일 이유가 사라졌고, 그래서 계산도 빨랐다.

 

소품샵에서 유독 시선이 머문 건 폴라로이드였다. 장식장에 조심스럽게 놓인 폴라로이드 카메라. 번쩍이는 상태는 아니었고, 오히려 사용감이 먼저 보였다. 장식용이라기보다는, 한때는 분명 누군가의 손에서 쓰였을 물건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요즘의 폴라로이드처럼 즉각적인 재미를 기대하게 만드는 모습은 아니다.

들고 나가 바로 찍고 싶다기보다는, 어디에 두면 잘 어울릴지가 먼저 떠오른다. 책장 한 칸, 창가 옆, 혹은 아무 말 없이 놓아두기 좋은 자리. 그래서 한참을 들여다보다가도 쉽게 손을 대지는 못했다. 꼭 사야 할 이유는 없었고, 그렇다고 그냥 지나치기에는 아쉬웠다. 이 소품샵의 물건들이 대체로 그렇다. 뭔가를 하라고 요구하지 않고, 그냥 그 자리에 있어도 괜찮다고 말하는 모습들. 폴라로이드도 그중 하나였다. 뭐 즉석카메라는 나도 하나 가지고 있지만.

 

소품샵의 물건들은 대체로 좋았다. 굳이 고민을 길게 할 필요도 없었다. 그래서 샀다. 필요해서라기보다는, 여기까지 왔는데 돈을 조금  써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이곳의 물건들은 설득하지 않는다. 좋다고 말하지도 않고, 사야 한다고 재촉하지도 않는다. 그냥 그 자리에 놓여 있을 뿐인데, 고개가 한 번 더 돌아가고 손이 멈춘다.

결국 고른 것들도 이유는 비슷했다. 오래 봐도 질리지 않을 것 같았고, 집에 돌아가서도 이곳의 공기를 아주 조금은 떠올리게 해줄 것 같아서였다. 그래서 계산은 담담했다. 많이 샀다는 느낌도, 충동이었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저 잘 골랐다는 쪽에 가까웠다.

 

커피는 이 공간의 분위기처럼 과하지 않다. 한 모금 마셨을 때 튀는 맛이 먼저 오기보다는, 무난하게 이어진다. 진하거나 놀라울 만큼 개성이 강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실망스럽지도 않다. 이곳의 커피는 스스로를 앞세우지 않는다. 그래서 더 잘 어울린다.

숲처럼 둘러싼 나무와 조용한 자리, 빈티지한 가구들 사이에서 마시는 커피는 맛을 평가하기보다 시간을 함께 보내는 쪽에 가깝다. 라떼든, 아이스 커피든 한 잔을 다 마실 때까지 생각이 방해받지 않는다. 후기를 찾아보면 대체로 비슷하다. 커피가 아주 뛰어나다기보다는, 이 공간에서 마시기에 충분하다는 평가가 많다. 동의한다.

극적인 인상을 남기기보다는, 풍경과 공기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이너프 포 라이프의 커피가 기억에 남는 이유도 그래서다. 맛 하나로 남기기보다는, 그날 아침의 공기와 함께 묶여 남는다. 결국 이곳에서 커피는 목적이 아니라 배경에 가깝다. 그래서 다 마시고 나서도 맛있었다기보다는 잘 어울렸다는 말이 먼저 떠오른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

게다가 이 가격에 이 조건은 한국에서는 절대 무리다. 커피 한 잔 값에 공간과 시간까지 포함해서 생각해 보면 더 그렇다. 분위기까지 합쳐서 이 정도를 내주지 않는 한, 같은 값을 받기는 쉽지 않을 거다.

다만 아쉬운 점은 바로 옆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시간대에 따라 드릴 소리와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와, 고요하던 분위기가 잠시 깨질 때가 있다. 조용함을 기대하고 왔다면 순간적으로 현실로 돌아오게 된다. 그래도 이상하게 이 공간과 완전히 어긋나지는 않는다. 계속 이어지는 소음이라기보다는, 간헐적으로 스며드는 정도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잠시 멈추면 다시 나무 사이의 공기와 빛이 자리를 되찾는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서 더 여행 같다. 모든 조건이 다 맞아떨어지지 않아도, 기억은 남는다. 이곳의 커피와 마찬가지로, 그 소음마저도 한때의 배경으로 묶여 남는다.

다만 이건 카페를 이용할 때의 이야기다. 숙소에 머물 때는 오전에는 그럭저럭 버틸 만했지만, 소리가 한동안 이어지다 보니 점점 집중이 흐트러졌다. 치앙마이 전체의 분위기는 느긋한데, 이 소리만큼은 여행의 템포를 툭 끊어놓는 느낌이었다. 여유 속에 섞이지 못하고 혼자 튀는 소음이라서 더 신경이 쓰였다.

 

이 풍경은 한국의 시골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긴 하다. 낮은 건물과 좁은 길, 전선이 얽힌 하늘까지, 구성만 놓고 보면 특별할 건 없다. 그런데도 발걸음이 잠시 멈춘 건, 하늘 때문이다. 먼지나 습기 없이 맑게 열린 파란색이 위에 조용히 깔려 있다. 익숙한 풍경 위에 전혀 다른 공기가 얹히면서, 비슷하지만, 분명히 다른 장소처럼 느껴진다. 한국에서 보던 길과 닮아 있으면서도, 하늘 하나로 분위기가 달라진다. 익숙함과 이질감이 동시에 남는 풍경이다. 치앙마이의 하늘은 이렇게 평범한 골목조차 잠시 멈춰 보게 만든다.

치앙마이에서 좋았던 점 중 하나는, 높은 건물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시내를 걷다 보면 시야를 가로막는 건물보다 하늘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고개를 조금만 들어도 파란색이 그대로 이어지고, 구름의 움직임이나 빛의 변화를 방해하는 요소가 많지 않다. 덕분에 도시는 답답하지 않고, 공간마다 여백이 남아 있다. 건물이 낮으니, 소리도 눌리지 않는다. 차 소리나 사람 목소리가 벽에 부딪혀 되돌아오기보다는, 그냥 흩어진다.

그래서 중심가를 벗어나면 생각보다 금방 조용해진다. 시야뿐 아니라 공기와 분위기까지 함께 낮아진 느낌이다. 무엇보다 사진을 찍을 때 이 차이가 크게 느껴진다. 하늘이 잘리고 가려지지 않으니, 굳이 프레임을 계산하지 않아도 된다. 건물보다 빛과 공기가 주인공이 되는 순간이 많다. 치앙마이가 편하게 느껴졌던 이유를 하나 꼽자면, 이 낮은 건물들 덕분이었을지도 모른다.

 

한국의 시골에서도 오래 비어 있는 집이나 폐가 같은 풍경을 종종 보게 된다. 치앙마이에서도 비슷했다. 관리가 멈춘 듯한 건물, 사람이 살지 않는 집들이 골목 사이사이에 그대로 남아 있다. 새로 고치거나 감추기보다는, 시간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쪽에 가까워 보였다.

무엇이든 빨리 정리하고 바꾸기보다, 남아 있는 것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방식. 그래서 낡은 집을 마주쳐도 익숙함이 먼저 온다. 한국의 시골에서 느끼던 감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하늘의 색과 공기의 결이 달라서, 같은 풍경이 조금 다른 모습으로 남는다.

 

도시로 향했다. 낮은 건물과 조용한 골목을 지나, 점점 사람과 소리가 많아지는 쪽으로 이동했다. 풍경은 서서히 바뀌었지만, 속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치앙마이는 중심으로 들어가도 여전히 숨 쉴 틈을 남겨둔다. 도시로 향할 때는 볼트를 탔다.

호출도 간단했고, 요금도 부담이 없었다. 목적지를 설명할 필요 없이 앱에 찍히는 대로 움직이니 말이 통하지 않아도 문제 될 게 없었다. 기다리는 시간도 길지 않았고, 이동은 매끄러웠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가격이었다. 짧은 거리든 조금 돌아가는 길이든, 계산기를 두드릴 필요가 없었다.

이 정도 편의성과 이 정도 요금이라면, 이동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지 않는다. 그냥 타고, 내리고, 다시 걷는다. 이럴 때마다 괜히 생각이 든다. 국내도 이랬으면 좋겠다고. 여행지에서의 이동이 이렇게 저렴하고 편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치앙마이에서의 이동은 그런 식으로 기억에 남았다.

 

소품도 많았고, 귀여운 것들이 유독 눈에 띄었다. 일부러 고른다기보다, 그냥 지나치다 보면 한 번쯤 멈추게 되는 것들. 부담 없이 웃게 만드는 종류의 귀여움이라서 더 좋았다.

 

카메라 매장에도 들렀다. 치앙마이에는 다양한 카메라 관련 매장이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먼저 꽤 평이 좋은 카메라 매장으로 현지에서도 사진 장비를 찾는 여행자들이 추천하는 곳 중 하나다.

소형 카메라부터 렌즈, 중고 장비까지 다양하게 볼 수 있다는 후기도 있다. 필름이나 사진 관련 굿즈를 취급하는 필름 매장도 있다. 필름을 직접 사고 스캔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장소도 있어 아날로그적 취향을 가진 이에게 흥미롭다. 그 외에도 카메라와 렌즈를 사고파는 매장, 쇼핑몰 안에서 다양한 장비를 취급하는 샵, 평이 좋은 중고 전문 매장도 있다.

사진뿐 아니라 액세서리나 드론 제품 등을 다루는 매장도 있어서, 단순 구경만 해도 볼거리가 많았다. 전반적으로 장비 가격 자체는 한국보다 크게 저렴하다고 느끼기 어렵다는 얘기도 있지만, 구경하고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런 가게를 돌아보는 것도 여행의 한 부분처럼 느껴졌다. 장비를 사지 않아도, 카메라를 중심으로 흘러가는 시간 자체가 좋았다.

 

진열 방식이나 조명, 사람들의 동선까지 보면 한국의 카메라 매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새 장비를 만져보는 사람들, 직원과 스펙 이야기를 나누는 풍경도 익숙하다. 다만 가격이 특별히 싸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래서 여기서 꼭 사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여행 중에 카메라를 잠깐 구경하는 정도에 가깝다. 찍는 도구를 들고 여행을 와서, 다시 그 도구를 들여다보는 시간이라고 해야 할까.

한국의 매장과 다른 점이 있다면, 올림푸스를 여전히 취급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보기 어려워진 브랜드인데, 여기서는 진열대 한쪽을 차지하고 있었다. 실물로 처음 봤다. 그리고 취급하는 물건의 폭이 넓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최신 바디와 렌즈뿐 아니라, 액세서리나 비교적 오래된 모델들도 함께 놓여 있었다. 빠르게 회전시키기 위한 구성이라기보다는, 그냥 카메라라는 물건을 한데 모아둔 느낌에 가깝다.

매장을 둘러보는 동안에도 구매를 유도한다는 기분은 들지 않았다. 무엇을 사야 할지 결정하지 않아도 괜찮고, 굳이 최신이 아니어도 된다는 여유가 공간에 남아 있었다. 치앙마이의 다른 장소들처럼, 이곳도 속도를 요구하지 않는다. 잠깐 머물다 나와도 충분한 곳, 카메라를 좋아하는 여행자가 그냥 지나가듯 들르기 좋은 매장이었다.

한국이었으면 들어가는 순간 "뭐 찾으세요"부터 나왔을 텐데, 여기서는 그런 말이 없었다. 그래서 더 오래 둘러볼 수 있었고, 아무것도 사지 않고 나와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았다.

 

여기까지 쓰고 보니, 사진이 너무 많다. 고르고, 정리하고, 설명을 붙이는 순간부터 글이 또 다른 일이 된다. 일단은 여기서 멈춘다. 지금 올린 것들만으로도 충분히 분위기는 남았고, 나머지는 조금 미뤄두기로 했다. 어차피 사진은 사라지지 않는다.

RAW도 따로 내보내 두었고, 필요할 때 다시 꺼내면 된다. 더 잘 보이게 만들 자신은 없지만, 다시 보고 싶은 순간이 오면 그때의 내가 알아서 고를 것이다. 무엇보다 치앙마이의 기억은 사진만으로 남지 않는다. 밤의 어둠과 아침의 새 소리, 낮은 건물들 사이로 끝까지 열려 있던 하늘, 그리고 이너프 포 라이프의 공기. 그런 것들은 사진이 다 담지 못한다. 사진은 그중 일부만 가져온다. 그래서 더 미련 없이 덮을 수 있다. 나머지 사진들은 나중에 천천히 올릴 생각이다. 여행은 끝났지만, 기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728x90
반응형
댓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
«   2026/03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