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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토요일의 21입니다. 니콘 ZF(Nikon ZF)로 AF-C 설정으로 하늘을 찍으려 했지만, 초점이 생각만큼 맞지 않았다. 혹시 비슷한 경험이 있는지 레딧(Reddit)에 검색해 보니 니콘 ZF AF-C 성능과 관련해 초점 문제를 언급한 사례들이 있었다. AF 성능이 상황에 따라 들쑥날쑥하다고 느꼈고, 일부 사용자는 AF-C나 자동 초점 자체가 기대만큼 잘 작동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예를 들면, AF-ON(백버튼 포커스)으로 초점을 잡을 때 초점이 또렷하지 않고 살짝 흐릿한 경우나, 영상 모드에서 AF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사례들도 있었다.

다만 해당 게시글은 2년 전에 작성된 거라서 지금은 펌웨어로 개선되었을 거 같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실제 촬영에서 초점이 기대만큼 안정적으로 잡히지 않아, 혹시 내가 놓친 설정이 있는 건 아닌지 확인해 보기 위해 관련 사례들을 찾아보게 됐다.

조금 더 살펴보니, 하늘 자체가 생각보다 자동 초점으로 촬영하기 까다로운 피사체라는 점이 눈에 띄었다. 하늘은 대비나 패턴이 거의 없고 피사체의 경계도 모호한 경우가 많아, AF가 초점을 판단할 수 있는 정보 자체가 부족해지기 쉽다는 거다.

니콘 ZF는 콘트라스트 AF만 사용하는 구조가 아니라, 위상차 AF와 콘트라스트 AF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AF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즉, 이론적으로는 움직이는 피사체나 연속 촬영에서도 위상차 AF를 활용해 빠르게 초점을 잡고, 필요에 따라 콘트라스트 AF로 정밀도를 보완하는 방식이다.

다만 위상차 AF라고 해서 모든 상황에서 항상 안정적인 것은 아니라는 거다. 하늘처럼 대비나 패턴이 거의 없는 피사체의 경우, 위상차 AF 역시 초점을 판단할 기준 자체가 부족해 불안정해질 수 있다. 이는 ZF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부분의 미러리스 카메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자동 초점의 한계에 가깝다는 거다.

그래서 단순히 ZF의 AF 성능이 부족하다기보다는, 하늘이라는 피사체 특성과 AF-C 설정 조합에서 발생한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고 느꼈다. 그럼에도 실제 촬영에서 초점이 쉽게 잡히지 않았던 건 사실이라, 이후에는 AF 영역 설정을 바꿔 보거나 AF-S로 전환해 보기도 했다. 다만 AF-S 역시 하늘 촬영에서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고, 최근에는 하늘 찍을 때는 수동 초점을 활용하고 있다.

 

부끄럽지만, 사진 전반에서 초점이 명확하게 고정된 게 없다. 하늘과 지평선, 전경 어디에서도 여기가 기준이라고 말해주는 요소가 보이지 않아, 결과적으로 AF가 헤매던 상태가 그대로 사진에 남아 있는 느낌이다. 물론 일부러 그런 건 아니다. 하늘이 프레임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구름의 결이나 명암 대비가 크지 않아 초점을 잡아 줄 시각적 단서 자체가 부족하다. 하단에 불빛과 나무 실루엣이 보조 요소로 들어오긴 하지만, 이 역시 선명하게 잡히지 않아 피사체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 푸른 회색 톤의 하늘과 필름 그레인이 만들어내는 분위기 자체는 나쁘지 않다. 오히려 필름 스캔 같은 질감이 살아 있어서, 초점만 제대로 맞았더라면 감성적인 사진으로 보일 여지도 있었다. 다만 지금 상태에서는 분위기라기보다는, 초점 문제로 인해 미완의 결과처럼 느껴진다.

어떻게 보면 변명처럼 들릴 수도 있겠다. 사진이 찍힌 상황을 떠올려 보면, 결과만으로 판단하기에는 조금 복잡한 조건들이 겹쳐 있었다. 해가 완전히 지기 전후의 오후 늦은 시간, 하늘은 아직 밝은데 지상은 빠르게 어두워지는 구간이었다. 명암 대비는 애매했고, 색과 형태도 분명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하늘 위주로 프레임을 구성하다 보니, AF가 참고할 만한 명확한 기준점이 거의 없었다. 카메라는 계속 초점을 찾으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그 망설임이 사진에 그대로 남았다. 사진을 다시 보면, 기술적인 실패라기보다는 조건과 선택이 겹치면서 생긴 결과에 더 가깝게 느껴진다. 그래서 이 사진은 잘 찍지 못한 사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하늘 촬영이 왜 생각보다 까다로운지를 가장 솔직하게 보여주는 기록이기도 하다.

 

이번 사진들은 앞선 사진들과 비교하면, 프레임 안에 기준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거다. 멀리 보이는 도시의 윤곽과 지평선, 전선과 전봇대 같은 인공적인 선들이 하늘과 땅을 나누면서, 카메라가 참고할 수 있는 구조가 조금씩 만들어졌다. 이전 사진들처럼 완전히 허공에 초점을 맡긴 느낌은 아니다.

하늘은 넓게 펼쳐져 있지만 구름의 결이 뚜렷하지 않고, 지평선과 도시도 풀려 있다. 전봇대와 전선, 나무 같은 요소들이 프레임 안에 들어와 있긴 하지만, 그 역시 초점을 강하게 끌어당길 만큼 선명하지는 않다. 대신 이 사진들은 시간대와 공기의 상태를 비교적 솔직하게 담고 있다. 해가 거의 기울어진 뒤의 하늘은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회색에 가깝고, 땅과 도시 역시 같은 톤이다.

풍경은 또렷하기보다는 흐릿하다. 프레임 구성을 보면, 하늘을 중심으로 두고 지평선을 낮게 깔아 공간감을 만들려 했다는 흔적은 남아 있다. 다만 초점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 의도가 끝까지 전달되지 않는다. 풍경 사진에서 초점은 단순히 선명함의 문제가 아니라, 사진이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지를 결정하는 기준이다. 이 사진들을 통해 느낀 건, 하늘을 찍는다는 행위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거다.

넓고 비어 있는 대상일수록, 카메라가 대신 판단해 주길 기대하기보다는 촬영자가 먼저 기준을 정해야 한다. 어디에 초점을 둘 것인지, 무엇을 주 피사체로 삼을 것인지가 정리되지 않으면, 결과 역시 흐릿한 상태로 남는다. 그래서 이 사진들은 완성된 사진이라기보다는 과정에 가깝다. 하늘과 풍경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기준으로 정리해야 할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 기록이다. 적어도 다음에 비슷한 하늘을 마주했을 때, 이걸 떠올리며 조금은 다른 선택을 하게 될 것 같다.

 

하늘에서 시선을 조금 내려, 지나가는 차를 찍었다. 하늘만 바라보고 있을 때는 기준을 잡기 어려웠지만, 도로 위를 달리는 차들은 움직임과 방향을 가지고 있었다. 헤드라이트와 후미, 차체의 윤곽은 하늘보다 훨씬 명확했고, 카메라가 참고할 수 있는 정보도 많았다.

사진 속 차들은 선명하게 멈춰 있지 않다. 약간의 흔들림과 흐림이 남아 있지만, 그건 실패라기보다는 의도에 가까운 결과다. 정지된 하늘과 달리, 차는 계속 움직이고 있었고, 그 움직임이 사진 안에 그대로 남았다. 초점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무엇을 찍고 있는지는 분명하다. 블루아워의 푸른 하늘과 가로등, 차량 불빛이 겹치면서 색감은 과하지 않게 정리된다.

하늘을 찍을 때와 가장 크게 달랐던 점도 바로 여기였다. 하늘은 넓고 비어 있어서 기준을 잡기 어려웠지만, 차는 피사체가 되어 주었다. 카메라가 판단하기 전에 이미 질서가 있었고, 촬영자는 그 흐름을 따라가기만 하면 됐다. 이 사진을 찍고 나서야, 왜 앞선 사진들이 그렇게 애매하게 남았는지 조금 더 분명해졌다.

문제는 초점 모드 하나가 아니라, 피사체가 가진 성격이었다. 움직임이 있는 대상, 형태가 분명한 대상은 AF든 MF든 비교적 수월했지만, 하늘처럼 비어 있는 대상은 그만큼 더 많은 판단을 요구했다. 이날의 촬영은 결과보다 과정이 더 많이 남았다. 하늘을 어떻게 찍을 것인지, 언제 자동 초점에 맡기고 언제 직접 개입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장면에서는 굳이 하늘만 고집할 필요가 없는지도 함께 정리됐다. 이 사진들은 잘 찍힌 사진은 아니지만, 촬영 방식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 계기로는 충분하다.

왼쪽은 촬영 직후의 원본, 오른쪽은 간단한 후보정을 거쳤다. 두 사진을 나란히 놓고 보면, 이 장면이 어떻게 해석될 수 있는지가 드러난다. 그 시간대의 공기와 빛을 그대로 남긴 사진에 가깝다. 블루아워의 푸른 하늘과 도시의 불빛, ISO 3200에서 생긴 입자가 한 톤 안에 섞여 있다. 거기에 추가한 필름 그레인이 비교적 그대로 드러난 상태다. 입자가 고르게 퍼져 있으면서, 사진 전체에 약간의 거친 질감을 남긴다. 이 질감 덕분에 하늘과 도시, 도로가 지나치게 또렷해지지 않고 하나의 공기층 안에 묶인다.

사진 안에서 무엇을 먼저 봐야 할지는 명확하지 않다. 후보정은 그 장면에서 기준을 세운 결과다. 같은 풍경이지만, 사진의 중심이 분명해진다. 이 두 장을 비교하면서 느낀 건, 보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사진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이 사진은 한 장으로 끝난 결과라기보다는, 찍고 난 뒤에 생각이 이어진 사진에 가깝다.

 

달을 찍었다. 정확히 말하면 하늘 한가운데 놓인 아주 작은 기준 하나를 프레임 안에 두려고 했다. 화면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 여전히 하늘이었지만, 이번에는 달이라는 명확한 대상이 있었다. 하늘은 균일하고, 구름의 결이나 명암 대비는 크지 않다. 그 대신 화면 전체에 고르게 깔린 필름 그레인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 그레인은 단순한 거칠음이라기보다는, 하늘을 하나의 면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질감에 가깝다.

달은 프레임 안에 존재하지만 크기가 작고 대비도 강하지 않아, 강하게 주장하지 않는다. 눈에 띄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풍경의 일부로 놓여 있다. 후보정을 거친 이미지에서는 이 관계가 조금 달라진다.

하늘은 배경으로 물러나고, 달은 사진 안에서 기준점으로 작동하기 시작한다. 분위기는 정돈되었지만, 여전히 여백이 넓은 사진이다. 마지막으로 크롭한 사진에서는 의도가 더 분명해진다. 달의 위치가 프레임 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더 이상 풍경 속 요소가 아니라 주 피사체로 읽힌다. 하늘은 넓은 배경이 되고, 시선은 자연스럽게 달로 모인다. 하늘처럼 정보가 적은 대상 안에서는, 자동 초점이나 노출보다도 프레임 안에 무엇을 기준으로 둘 것인지가 사진을 결정한다. 이번에는 그 기준을 달로 옮겼고, 그 차이가 사진에 그대로 드러났다

왼쪽이 원본, 오른쪽이 후보정이다. 같은 피사체이지만, 사진이 전달하는 방향은 꽤 달라진다. 원본에서는 가로등 불빛과 잎사귀의 색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푸른 밤하늘과 인공조명이 만들어내는 대비가 분명하고, 나무는 피사체로서 충분히 존재감을 가진다. 다만 색 정보가 많은 만큼 시선이 여기저기 흩어진다. 나무, 표지판, 뒤쪽의 도시 불빛이 모두 경쟁하는 구조다. 초점은 나무에 잘 맞아 있지만, 무엇을 가장 먼저 보아야 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후보정에서는 색을 덜어내면서 구조가 정리된다. 흑백으로 전환되자 나무의 잎과 가지가 하나의 덩어리로 묶이고, 배경의 도시 불빛은 명확한 뒤로 물러난다. 특히 필름 그레인이 표면에 드러나면서, 질감 중심의 사진으로 성격이 바뀐다. 노이즈가 지저분하게 튀기보다는 전체에 고르게 퍼져 있어, 밤공기의 밀도를 표현하는 쪽에 가깝다.

달을 찍은 앞선 사진들과 이어서 보면, 이 사진은 기준이 생긴 장면이다. 하늘만 있을 때는 초점과 시선이 허공에 머물렀지만, 여기서는 나무라는 명확한 기준점이 있다. 덕분에 자동 초점도 흔들리지 않고, 사진 역시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가 분명하다. 결과적으로 원본은 색과 분위기를 기록한 사진이고, 후보정은 형태와 질감을 강조한 사진이다. 어느 쪽이 더 낫다기보다는, 무엇을 남기고 싶었는지에 따라 선택이 갈린다. 다만 이 장면에서는 후보정 쪽이 더 차분하고 일관된 인상을 남긴다. 밤, 나무, 공기, 그리고 필름 그레인까지 하나의 색으로 묶였기 때문이다.

 

이 사진은 실패다. 의도도, 성과도 없이 망했다. 초점은 나가 있고, 구도는 흐트러졌고, 무엇을 찍었는지도 단번에 설명되지 않는다. 결과만 놓고 보면 남길 이유가 없는 사진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완전히 버리지는 못했다.

가득 덮은 어둠과 빛의 잔상, 정리되지 않은 도시의 형태가 어떤 순간의 공기를 그대로 품고 있다. 선명하지 않아서 오히려 남은 것들이다. 건물은 형태를 잃었고, 빛은 덩어리로만 존재한다. 그 모호함이 이 사진의 전부다. 잘 찍히지 않았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다만 이 실패가 깔끔하지 않아서, 그래서 더 오래 바라보게 된다. 설명할 수 없는 사진, 실패라고 말하면 끝나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아닌 건 아닌 사진이다. 완성되지 않았고, 정리되지 않았고, 그래서 분위기만 남았다.

왼쪽이 원본, 오른쪽이 후보정이다. 하늘을 다시 찍었다. 실제로는 아주 늦은 시간의 밤이었고, 해는 이미 완전히 사라진 상태였다. 그럼에도 사진에서는 하늘이 생각보다 밝게 남았다. 노출이 과했고, 구름과 하늘의 밝기가 전반적으로 강하게 떠 있다. 현장은 분명 밤이었지만, 카메라 안에서는 하늘과 땅의 관계가 다르게 기록됐다. 하늘은 밝게 끌려 올라가고, 땅과 도시는 빠르게 어두워지는 구간이었는데 그 균형을 정확히 잡지 못했다. 밤인데 밤처럼 보이지 않는, 애매한 상태다. 그래서 후보정에서는 방향을 정할 수밖에 없었다.

밝기를 더 올리기보다는 오히려 눌러서, 이 장면을 분명히 밤으로 해석하는 쪽을 택했다. 실제 시간대에 맞게 하늘의 밝기를 정리하고, 풍경 전체의 무게를 다시 아래로 내려놓는 선택이었다. 이번 사은 노출이 단순히 수치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다시 느끼게 한다. 특히 밤처럼 기준이 분명한 시간대에서는, 무엇을 밝히고 무엇을 버릴지 더 단호해야 한다. 원하는 밝기로 찍히지 않았다는 건, 결국 장면을 어떻게 해석할지 현장에서 끝내지 못했다는 거다. 그리고 그 판단의 공백은, 이렇게 후보정에서 뒤늦게 메워진다. 보정을 잘했다고 말하긴 어렵다. 생각했던 방향과는 조금 다르게 흘러갔다.

 

왼쪽은 원본이고, 수평을 바로잡고 간단히 후보정을 거친 결과다. 실제로는 아주 늦은 밤이었고, 해의 흔적은 전혀 없는 시간대였다. 하지만 사진에서는 그 밤의 깊이가 그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원본은 노출이 전체적으로 밝게 올라가면서 하늘이 실제보다 훨씬 가볍게 보이고, 도시와 도로 역시 밤보다는 이른 저녁에 가까운 인상을 준다.

기록으로서는 무난하지만, 체감했던 시간의 밀도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후보정에서는 그 간극을 줄이려 했다. 수평을 맞추면서 시선도 조금 안정됐고, 하늘과 도시의 관계 역시 한 방향으로 정리됐다. 다만 생각했던 만큼 정교하게 다듬어지지는 않았고, 톤도 완전히 의도대로 떨어지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후보정 쪽이 원본보다 성격은 조금 더 분명해졌다. 결과만 놓고 보면 성공적인 사진이라고 하긴 힘들다. 완성된 사진이라기보다는, 밤을 찍는 방식이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록한 한 장에 가깝다.

같은 피사체를 두고 필름 그레인 설정만 달리했지만, 사진이 주는 인상은 확연히 달라진다. 초점은 전반적으로 흐릿하고 피사체 역시 또렷하게 규정되지는 않는다. 그레인이 강한 쪽은 형태보다 질감이 먼저 눈에 들어오면서, 무엇을 찍었는지보다 화면의 분위기가 앞선다. 대신 피사체의 인식은 더 어려워진다.

반대로 그레인을 억제한 사진은 훨씬 정돈된 인상을 준다. 여전히 선명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색과 형태가 안정되면서 테이블과 배경이 분리되고, 사진이 관람자 쪽으로 한발 다가온다. 다만 그 과정에서 처음 느껴졌던 불확실한 질감과 공기는 옅어진다. 결국 그레인을 과하게 올리면 실패에 가까운 사진이 되고, 반대로 그 질감을 줄이면 기록에 가까운 사진이 된다. 이 차이는 선명도의 문제가 아니라, 이 장면을 분위기로 남길지, 아니면 대상으로 정리할지에 대한 선택이다.

이 일련의 사진들은 니콘 ZF로 무언가를 잘 찍었다기보다, 어떻게 찍고 있었는지를 그대로 남긴 기록에 가깝다. 자동 초점이 흔들리고, 노출이 애매해지고, 보정도 생각만큼 따라오지 않았던 이유는 카메라의 한계라기보다는 내가 어떤 기준으로 장면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늘을 찍으면서 기준을 세우지 못했고, 그 공백은 초점과 노출, 그리고 결과물까지 그대로 흔들어 놓았다. 흥미로운 건, 피사체가 분명해질수록 촬영은 훨씬 수월해졌다는 점이다. 차, 나무, 달처럼 역할이 명확한 대상이 들어오자 AF는 안정됐고, 사진도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 분명해졌다.

반대로 하늘처럼 넓고 비어 있는 대상 앞에서는, ZF의 AF 시스템이 아니라, 촬영자의 판단이 먼저 필요했다. 어디에 초점을 둘지, 무엇을 버릴지, 어느 톤으로 해석할지를 현장에서 결정하지 않으면 카메라는 그 망설임을 그대로 기록해 버린다. 필름 그레인 역시 같은 맥락이다. 그레인은 사진을 살리는 장치가 아니라, 선택을 드러내는 장치에 가깝다.

질감을 지나치게 앞세우면 사진은 쉽게 지저분해지고, 반대로 이를 억제하면 기록이 된다. ZF의 그레인 표현은 그 차이를 비교적 솔직하게 드러내 주었고, 덕분에 실패와 성공의 경계도 더 분명해졌다. 그래서 이 글의 끝은 결과에 대한 평가라기보다, 방향에 대한 정리다. 니콘 ZF로 찍은 이 사진들은 완성된 사진이라기보다는 과정의 흔적이다. 자동 초점에 맡길 수 있는 장면과 그렇지 않은 장면, 노출을 믿어도 되는 상황과 직접 개입해야 하는 순간, 그리고 분위기로 남길지 기록으로 정리할지를 계속 고민하고 있다. 아직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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