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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수요일의 21입니다. 맞구독, 말은 참 좋아 보인다. 서로의 글을 응원하고 소통하며 함께 성장한다는 명분.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좋아요'는 눌렀지만 정작 무슨 글이었는지 기억도 안 난다. 맞구독은 구독의 탈을 쓴 통계 놀이다. 방문자 수는 올라가는데, 읽힌 흔적은 없다. 이게 과연 소통인가? 나도 안 본다. 그러니까 너도 안 본다. 맞구독 목록에 올라와 있는 수십 개의 블로그, 사실상 유령처럼 떠돌 뿐이다. 이 글을 쓰는 나조차 맞구독한 블로그의 최근 글 제목 하나 기억 못 한다.

블로그 알림은 단지 스크롤의 방해물이다. 읽히지 않는 글이 이렇게 많아질 줄은 몰랐다. 처음에 기대도 있었다. "오, 나도 관심 있는 분야 글 쓰시네요!" 하며 댓글을 달았고, 상대도 답했다. 그 두어 번의 댓글이 끝이었다.

그 후로는 '잘 보고 갑니다' 같은 댓글만 달릴 뿐이었다. 글을 읽은 사람도 없고, 소통도 없다. 문제는 이걸 서로가 다 알고 있다는 점이다. 서로 읽지 않을 거라는 걸 아는 상태에서 구독 버튼을 누른다. 마치 전단을 주고받으며 "좋은 정보네요" 하고 인사하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 콘텐츠는 부차적이다. 중요한 건 숫자다.

"이만큼의 구독자가 있어요"라고 말할 수 있는, 블로거로서의 체면 유지용 장치일 뿐이다. 티스토리는 맞구독이 노골적이다.

"잘 보고 갑니다. 블로그에 들러주세요" 같은 인사말이 난무한다. 구독을 안 하면 묻히고, 서로서로 밀어주지 않으면 아무도 안 본다. 그래서 글보다 맞구독 관리가 더 중요해진다. 정작 제대로 쓰인 글은 외면당한다. 누군가가 밤새워 쓴 진심의 글은 좋아요 3개, 복붙 글이나 광고 포스팅은 30개. 맞구독 세계에서 품질은 관심 대상이 아니다. 그들은 그런 것에 관심 없다.

결국 어느 순간부터 나는 내가 왜 글을 쓰는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보여주기 위함인가? 읽히기 위함인가? 아니면, 그저 구독자 숫자에 묻혀 나도 모르게 글 쓰는 기계가 된 것인가. 내 글에 아무도 관심 없다는 사실보다, 나조차 내 글에 무덤덤해진 현실이 더 씁쓸하다. 그래서 하나씩 구독을 끊고 있다. 그리고 나 역시 내 글을 다시 읽고 있다. 맞구독 없는 블로그는 조용하다. 하지만 그 조용함 속에서 비로소 내가 쓴 문장의 온도를 느낀다. 의미 없는 소음보다 고요한 진심 하나가 낫다. 블로그는 원래 그런 거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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