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저모] 카메라, 니콘 ZF로 찍는 사진, 아름답다

안녕하세요. 일요일의 21입니다. 카메라를 샀다. 니콘 ZF를 샀다. 니콘 ZF로 찍은 사진들이다. 카메라 하나 더 갖고 싶다. 정말 하나만? 카메라 매장에 가면 심히 곤란스럽다. 다 갖고 싶어서. 심장이 벌렁벌렁하네. 돈만 많으면 이거 다 줘라! 하고 싶을 정도다. 지금 쓰는 니콘 ZF도 성능이 좋고, 외관이 아름다운 카메라인데, 하나로 만족을 못 하겠다. 일단 가능하면 내년까지 육천만 원 이상을 벌어야겠다. 개처럼 정승처럼 벌어야지.

롯데몰에 들러서 카메라부터 봤다. 살 뻔했다. 잘 참았다. 캐논, 니콘, 소니 다 예쁘다. 니콘 ZF는 일렉트로마트에서 샀다. 만약 다른 카메라를 가지게 된다면, 어떤 사진을 찍고 싶을까? 풍경, 인물, 혹은 일상 속의 작은 순간들. 카메라 하나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내가 실력이 부족한 것도 있겠지만, 더 좋은 사진을 찍고 싶은 갈망 때문일 것이다.

폰카도 그렇긴 한데, 니콘 ZF는 내게 과분한 카메라이다. 니콘 ZF는 이미 내 손에 쥐어져 있지만, 더 많은 카메라를 가지고 싶다는 욕망은 계속해서 나를 괴롭힌다.

 

카메라 하나로 만족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독여 봐도, 그럴수록 더 많은 카메라를 갖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 롯데몰에서 눈을 사로잡는 카메라들을 보며, 갖고 싶지만, 한 걸음 물러서서 현실을 되새겨본다. 살 돈이 아예 없진 않지만, '산다고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그냥 돌아가자' 생각할 즈음, '그래도 한 대 더 있으면 더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머릿속을 맴돈다.

결국 내 실력은 카메라의 종류와는 무관하다는 걸 알면서도, 왜 이렇게 더 많은 장비를 원할까? 나의 조악한 기술과 부족한 감각을 보완해 줄 만능 카메라라도 찾고 싶은 심정이다.

그런 마음은 사진을 시작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 겪어보는 것 같다. 카메라를 사고 나서도 더 많은 장비를 원하게 되는 건, 사진 찍는 즐거움이 커지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욕망일지도 모른다. 특히, 풍경이나 인물 사진을 찍을 때, 더 좋은 장비가 사진이 잘 나올 것만 같은 기대감이 있다. 니콘 ZF를 손에 쥐고 새로운 사진을 찍는 일은 정말 즐거운 경험이다. 카메라의 성능이 뛰어나고, 디자인도 아름다워서 찍을 때마다 기분이 좋다.

누군가 취미로 비싼 카메라가 정말 필요한지 물어본 적이 있다. 그에 대한 내 대답은 간단하다. 응, 써보고 싶거든. 사진도 더럽게 못 찍는 거 알고 있는데도 예쁜 카메라를 써보고 싶으니까 비싸더라도 사는 거다. 어차피 내 돈 내가 쓰는데. 니콘 픽쳐컨트롤을 쓰고 있는데, 픽쳐컨트롤 덕분에 정말 좋은 색감을 경험하고 있다. 쓰는 카메라는 니콘 ZF, 색감은 후지필름 레시피. 사진을 잘 찍지 못하지만, 그나마 색감으로 부족함을 메꾸고 있다. 사실 위에 올린 사진들은 망한 사진들뿐이지만, 블로그에 사진만 올리자니 검색이 잘되지 않아서 이렇게 글도 써야 한다. 니콘 관계자가 이 글을 보진 않겠지만, 만약 본다면 펌웨어 좀 빨리해 줘라.

 

니콘 ZF 외에도 다양한 카메라와 렌즈를 쓰면서, 각기 다른 촬영 스타일과 기법을 익히고 싶다. 다른 렌즈도 써보고 싶다. 지금 너무 고민된다. 렌즈를 살지. 카메라를 살지. 포토샵이나 라이트룸과 같은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사진 보정 기술을 익히고, 색감과 느낌을 조절하는 법도 배우고 싶다. 자연 풍경 촬영, 인물 촬영, 스트리트 포토그래피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면서 나의 사진 활동을 확장해 나가고 싶다. 거리 사진에 흥미가 생겨서 거리 사진에 도전해 보고 싶었고, 사람들의 일상적인 모습도 담아보고 싶었지만, 초상권은 무서우니까. 초상권 무서워서 사람 피해서 찍으려고 하는데, 주변에 죄다 사람들이더라. 니콘 ZF로 사진 잔뜩 찍어 올려야지. 인물 사진은 초상권 무서워서 못 찍고, 나무, 하늘, 건물 위주로 찍어서 올릴 듯싶다. 일단 목표는 내가 찍은 사진을 보고 니콘 ZF에 관심을 갖게 하는 거. 니콘 ZF를 갖고 싶게 만드는 게 목표다. 그러한 사진을 찍어보고 싶다. 아마 가장 어려운 목표가 아닐까 싶다. 아마 사려다가 내 사진 보고 마음이 식지나 않을까 싶다.

 

아마 보면서 저걸 왜 찍었을까 하는 사람도 있을 거 같다. 나도 그렇거든. 아마 순간의 빛이 예뻐 보여서 찍었던 거 같은데, 그저 그런 사진을 찍었다. 찍을 때는 재밌게 찍었던 거 같지만. 뷰파인더로 주로 보고 심지어 LCD 화면은 닫아놓고 있고, 사진 확인은 나중에 하는 편이다. 필름 카메라 쓰는 기분이다. 어떨 때는 뷰파인더도 안 보고 찍는다. 더욱 의미 있는 순간들을 담아내고 싶다. 최소한 이 사람 사진 잘 찍네, 글도 잘 쓰네. 이런 생각을 들게끔 그러한 사진을 찍고 싶고, 글 또한 잘 쓰고 싶다. 하지만 나는 사진을 못 찍지. 글도 못 쓰지. 이걸 사진이라고 찍었어? 이걸 글이라고 썼어? 할 수도... 아니 그러겠다. 노력해야지. 초점이 맞지 않거나, 예상치 못한 피사체가 찍히기도 하지만, 사진을 찍는 행위 자체가 무척이나 즐겁다.

 

뷰파인더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순간, 마치 새로운 차원의 세계가 열리는 것 같다. 나는 그 작은 창을 통해 나만의 시각으로 세상을 탐험할 기회를 얻었다. 폰카가 있음에도 굳이 카메라를 고집하는 이유는 카메라가 예쁘고 전화라든가 문자 같은 거 안 와서인 것도 있지만, 셔터 눌러가며 사진 찍는 게 즐거워서. 폰카 편하고 잘 찍히지. 그런데 재미가 없더라고. 뷰파인더 너머로 세상을 바라보는 순간, 그게 그렇게 눈이 즐겁다. 묘한 느낌이 든다. 아까도 얘기했듯, 카메라를 사고 목표가 있다면 내가 찍은 사진을 보고 해당 카메라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게 있다. 일단 망친 사진들도 올려보려고. 나중에는 더욱 좋은 사진을 남겨 봐야지. 사진을 잘 찍지는 못하긴 하지만 내가 즐거우니 됐다고 본다. 내 사진을 보고 뭔가 좋은 영향이나 느낌을 받는다면 금상첨화지만. 일단 니콘 ZF를 사서 마음에 드는 것은 좋은 색감도 마음에 들지만, 아웃포커싱이 마음에 무척이나 든다. 뒷배경 날리고 피사체에 고스란히 집중할 수 있는 사진을 찍고 볼 때마다 이걸 내가 찍었다, 그저 좋다. 카메라를 샀지만, 폰카는 당분간 쓸 거다. 업무용으로. 아웃포커싱 때문에 카메라를 갖고 싶었던 것도 맞으나, 폰카로 찍다가 전화나 문자가 오는 것이 싫어서인 것이 크다. 이게 쉬는 날이라고 해서 안 오는 것도 아니고. 애초에 폰카는 사진 찍는 재미가 없었다. 결과물이 설령 좋게 나온다 한들 재미가 너무 없더라고. 그저 손가락만 얹는 느낌이 강하다. 뭐 카메라도 카메라가 다 알아서 해주기는 하지. P모드나 자동 모드로 찍으면은. 주로 P모드나 자동 모드로 찍는다. 수동 모드나 조리개 우선 모드, 셔터 우선 모드도 있는데 쓰다가 P모드가 겁나 편하더라고. 카메라는 도구일 뿐이다. 사진을 찍는 것은 나다. 카메라는 도화지일 뿐이다. 자동 모드면 어떠하리, 수동 모드면 어떠하리. 그저 즐거우면 됐다. 그러니까 렌즈를 사야 한다. 게다가 애초에 300 넘게 썼는데, 카메라가 알아서 해주면 어때. 수동 모드 안 쓸 거면 카메라 쓰지 말라는 말도 있기는 한데 어쩌라고... 카메라 부심에 그 모드 부심... 같잖다.

 

어차피 JPEG로만 찍고 RAW로는 안 찍고. 포토샵이나 라이트룸 같은 거 없고. 럿이냐 필름 시뮬레이션이냐 픽처컨트롤이냐. 파나소닉, 후지필름, 니콘. 제펙이냐 로우냐. 어차피 블로그에 올리려면 로우로 찍으면 용량 커서 용량 줄이는 작업 필수기는 하다. 예전보다는 업로드 용량이 는 거기는 하다. 포토샵이나 라이트룸 같은 거 안 쓰거나 보정 안 할 거면 후지필름의 필름 시뮬레이션이나 파나소닉의 LUT이 맞는 거 같다. 애초에 제펙으로만 찍고, 로우로는 안 찍기도 한데 실은 여기 올린 사진은 로우도 같이 찍었다. 제펙 머신은 후지필름이나 파나소닉이라는 거 같고. 니콘도 픽쳐컨트롤이 있기야 한데 쓰는 것만 써서. 저번에 어떤 분이 니콘 데님 픽쳐컨트롤이 후지필름의 클래식 네거티브와 흡사하다는데, 사진으로 봤을 때는 아닌 거 같다. 개인적으로 데님보다 순수가 좋다. 다른 픽쳐컨트롤은 많이 안 써봐서 모르겠다. 아마 후지필름 샀어도 니콘이나 다른 카메라가 아른거리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좀 생각이 바뀌어서 니콘도 제펙 머신인 거 같다. 제펙 머신. 개인적으로 니콘도 제펙 머신이라 생각한다. 픽쳐컨트롤을 떠나서 기본 색감이 정말 좋다. 뷰파인더를 통해서 볼 때도 감탄스럽지만, LCD를 통해서 볼 때도 감탄스럽다. 햇빛 있으면 보기 좀 어렵기는 하지만. 특히 니콘 특유의 색감은 풍경을 찍을 때 더 빛을 발한다. 자연광을 그대로 담아내는 듯한 채도가 놀랍고, 특히 푸른 하늘이나 녹색의 풀밭을 찍을 때 그 차이가 분명하다. 픽쳐컨트롤을 조작하지 않아도 기본 세팅으로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물론 강한 햇빛 아래서는 LCD 화면이 조금 불편할 때도 있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뷰파인더를 통해 한층 더 몰입하며 촬영에 집중한다. 이게 뷰파인더의 매력 아닐까 싶다. 한 장 한 장 찍을 때마다 내가 원하는 그 순간을 온전히 담아낼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카메라, 그게 바로 제펙 머신으로서의 니콘이다.

 

 

살지 안 살지는 모르겠다만 사게 된다면 살 렌즈 화각대 35mm와 50mm. 75mm나 85mm까지는 좀 고민할 듯싶다. 망원 렌즈까지는 그렇게까지 필요하지는 않긴 한데, 달을 선명하게 찍고 싶다. 딱 한 번 찍고 말 거 같아서 고민 중이다. 지금 그거 살 돈 없다. 우선 35mm와 50mm부터 사지 않을까 싶다. 달이나 너무 멀리 있는 것만 아니면 망원 렌즈까지는 필요하지 않아서. 슈퍼문이 떴다. 달을 크게 선명하게 담아내고 싶었지만, 소유한 단렌즈 40mm로는 무리이었다. 너무 아쉬웠다. 삼각대에 1800mm 망원 렌즈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싶다. 아니면 거기서 촬영을 멈추고 그 자체의 달을 감상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어떻게든 담아보고 싶어서 연거푸 설정을 바꿔가며 찍었으나 결과물은 전구를 찍은 것과 같았다. 어떻게 보면 처음 보는 광경이었는데. 핸드폰을 꺼내서 줌을 최대한 해봤으나 내가 생각한 결과물은 나오지 않았다. 살 게 점점 늘어난다. 카메라와 렌즈. 크롭 판형, 마이크로포서드 판형, 중형 판형. 달을 찍기 위한 망원 렌즈. 사진을 확인할 모니터. 사진 편집을 할 컴퓨터 본체. 돈이 없어서 너무 아쉽다. 180-600mm. 달 사진 보니 괜찮은 듯싶어서 하나 장만하고 싶긴 한데, 문제는 돈이다. 현재 렌즈는 40mm 단렌즈 하나뿐이다. 줌렌즈도 있기야 한데, 필름 카메라에 쓰고 있고, 니콘 ZF에도 쓰려면 어댑터가 필요하다.

 

렌즈와 카메라 장비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다. 솔직히 달만 아니면 렌즈가 그렇게 필요하지는 않지만. 달 때문에 망원 렌즈를 살까 하는 고민을 얘기했다가 주변에서 말리더라. 달은 누가 찍어도 달이라고. 물론 주변의 말도 일리는 있지만, 사진을 찍는 것은 결국 나고 내가 주체다. 내가 찍는 사진은 나의 시선과 감정이 담긴 결과물이다. 달이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찍어도, 그 순간의 나만의 느낌과 해석이 담기면 그 사진은 나만의 것이 된다. 저 때 얼마나 달을 잘 담고 싶어서 연거푸 설정을 바꿔가며 사라지는 달을 담았으나, 결과는 이러했다. 지금은 좀 생각이 바뀌어서 렌즈를 구입하는 것은 단순히 달을 찍기 위함이 아니다. 다양한 풍경과 순간들을 담고 싶고, 새로운 시도를 통해 내 사진의 폭을 넓히고 싶다.

 

비 오는 날 사진을 찍었다. 이날 호우주의보였다. 자동차 사진, 가장 아래 사진 두 개 빼고는 위의 다섯 장은 뷰파인더 안 보고 찍었고, 카메라를 흔들어서 찍었다. 애초에 흔들 생각은 아니긴 했는데, 비가 억수로 내리고 우산 들고 사진 찍으려니까 힘들더라. 그러다 나중에 좀 그림 같은 사진 찍고 싶어서 막 흔들어서 찍긴 했다. 결과물은 보다시피 망했다. 재밌기는 했다. 비 오는 날의 촬영은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 폭우 속에서 카메라를 들고 나가니,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세상이 또 다른 색으로 물들어 가는 것 같았다. 우산을 쥐고 한 손으로 카메라를 고정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그 속에서도 순간의 아름다움을 포착하려는 것은 더욱 강해졌다. 그렇게 찍은 사진들은 예기치 못한 결과물을 남겼지만, 그 과정 자체가 즐거웠다. 흔들린 사진이고, 결과물이 다소 망했더라도 그 경험은 헛되지 않았다. 니콘 ZF는 여전히 내 손에 쥐어져 있으며, 그 성능과 디자인은 나에게 큰 만족감을 준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다른 카메라들에 대한 호기심이 계속해서 나를 사로잡는다. 캐논이나 소니의 매력적인 카메라들을 보며, 나도 저런 카메라로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하지만 결국 그 모든 것이 실력이 나아져야 진정한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 다른 카메라를 사더라도 니콘 ZF는 계속 쓸 것이다. 예쁘니까!

[이모저모] 카메라, 니콘 ZF, 라이카 M9! 소장 가치가 있는 아름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