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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토요일의 21입니다. 예전에 제가 미투데이를 했었거든요. 지금은 없죠. 사라졌죠. 추억 속으로 갔죠. 동네 단골 분식집이 없어졌는데, 나만 아직도 그 떡볶이 맛을 기억하는 그런 느낌입니다.

저는 그때 미투데이가 국내에서 나름 잘 나갔던 SNS라고 생각했어요. 진심으로요. 그런데 제가 미투데이 관련 글을 올렸더니 댓글이 아주 냉정하더라고요. “미투데이가 뭐예요?” “들어는 봤는데 써본 적은 없어요.” 아니, 이게 뭐죠? 나만 열심히 한 겁니까? 나 혼자 거기서 광장인 줄 알고 뛰어놀았는데 알고 보니 빈 운동장이었던 겁니까?

그래도 완전히 저 혼자만의 착각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검색 유입에 ‘미투데이’가 있더라고요. 누군가 검색해서 들어옵니다. 그러니까 저 말고도 미투데이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죠. 어딘가에 있습니다. 미투데이 유민들. 흩어진 백성들처럼 각자 다른 SNS에서 버티고 있는 겁니다.

그때 미투데이에서 처음으로 단톡방을 만들어서 몇 분과 친해졌습니다. 일상도 공유하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하고, 꽤 즐거웠죠. 그런데 핸드폰이 사망하면서 그대로 끊겼습니다. 번호를 따로 교환하지 않았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참 아쉽습니다. 아니, 사람 인연이 이렇게 배터리와 메인보드에 달려 있었다니요. 너무 전자제품 의존형 우정 아닙니까.

사실 저는 블로그를 먼저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미투데이는 어느 CF를 보고 마음에 들어서 시작했어요. 그전에 트위터도 먼저 해봤던 것 같은데, 거긴 뭔가 정치적인 색이 너무 강하게 느껴지더군요. 저는 정치 1도 모르고, 관심도 없고, 그냥 오늘 점심 뭐 먹었는지나 올리고 싶은 사람인데 갑자기 타임라인에서 세상이 불타고 있는 겁니다. 저는 그 불길 속에서 “저기요, 저는 그냥 짜장면 사진 올리러 왔는데요” 하는 사람이었죠.

미투데이가 문을 닫지 않았다면, 지금도 하고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아마 티스토리 홍보용으로 열심히 썼겠죠. 예전에는 트위터나 페이스북도 블로그 홍보용으로 써봤는데, 결국 안 하게 되더라고요. 손이 안 갑니다. 마음도 안 갑니다. 뭐랄까, 억지로 약속 잡아놓고 막상 당일 되면 나가기 싫은 그런 SNS들이 있습니다.

미투데이 뒤를 잇겠다면서 일반인들이 펀딩을 받아 만든 곳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결국 망했습니다. 솔직히 망할 줄 알았습니다. 네이버가 미투데이를 인수하고도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접었는데, 그걸 펀딩만으로 살린다? 이건 약간 대기업 헬스장도 운영 못 한 기구를 동네 주민회비로 다시 들여놓는 느낌 아닙니까. 마음은 알겠는데, 현실이 너무 묵직합니다.

게다가 상업적으로도 좀 애매하지 않나 싶었습니다. 예를 들어 티스토리가 망했는데, 누가 티스토리를 거의 그대로 따라 만든 사이트를 열고 돈을 받는다면, 이게 괜찮은 건가 싶은 거죠. 추억을 살리는 건 좋은데, 추억에도 저작권 비슷한 찜찜함이 붙을 때가 있습니다. “우리 그때 좋았잖아” 하고 손잡고 가다가 갑자기 결제창 뜨면, 사람 마음이 살짝 식습니다.

국내 SNS라고 하면 미투데이보다 먼저 싸이월드가 있긴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아싸라서요. 싸이월드는 뭔가 인싸들의 전당 같았습니다. 도토리 굴러가는 소리만 들어도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오는 그런 세계였죠. 저는 그 옆에서 미니홈피 배경음악 고르다가 조용히 로그아웃하는 타입이었습니다.

싸이월드도 다시 살아난다고 했었죠. 2022년에 서비스를 재개한다고 해서 잠깐 기대했는데, 지금 와서 보면 결국 예전의 싸이월드로 돌아오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원래는 3월에 시작한다고 했다가 5월로 미뤄졌다는 이야기도 있었고요. 지금 들어가 보니 사이트 접속조차 안 되더라고요. 그때만 해도 잘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진심으로요. 사람들의 추억이라는 게 생각보다 질깁니다. 오래된 사진첩처럼 먼지가 쌓여 있어도, 한 번 열면 괜히 마음이 이상해지거든요. 문제는 추억이 서비스되려면, 그리움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겁니다. 사람도 다시 모여야 하고, 매일 들어갈 이유도 있어야 하니까요.

언젠가 미투데이도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아직 있습니다. 꼭 미투데이라는 이름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국내 SNS 하나쯤은 다시 재미있게 살아났으면 합니다. 트위터처럼 피곤하지 않고, 페이스북처럼 어색하지 않고, 인스타그램처럼 보여주기 경쟁만 하는 곳도 아닌 그런 공간이요. 그냥 짧게 떠들고, 괜히 정들고, 별것 아닌 글에 댓글 하나 달리면 하루가 조금 덜 심심해지는 공간 말입니다. 어느 날 검색 유입에 낯익은 이름 하나가 찍혀서, “아, 이걸 아직도 기억하는 사람이 있구나” 하고 웃게 되는 그런 곳이면 더 좋겠고요.

국내 SNS 좋잖아요. 아니, 정확히 말하면 좋았습니다. 없어지고 나니까 더 좋았던 것 같고요.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합니다. 있을 때는 대충 하고, 문 닫고 나면 갑자기 애틋해집니다. 미투데이도 그랬고, 싸이월드도 그랬고, 예전에 지나간 서비스들이 대체로 그렇습니다. 그때는 그냥 일상이었는데, 지나고 나면 이상하게 낭만이 됩니다. 미투데이야, 너도 그랬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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