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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화요일의 21입니다.
후지필름 카메라는 생각 좀 해봐야겠다.
내가 사진 때문에 갖고 싶은 건지, 그저 카메라가 예뻐서 갖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 후자에 더 가까운 거 같기도. 니콘 ZF를 쓰고 있는데 굳이 똑딱이 카메라가 필요할까 싶고, 관점도 좀 바뀌어서. 니콘 ZF에 필름 그레인이 생기면 더할 나위 없겠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그래 버렸고.

Nikon ZF에 Film Grain 기능이 생긴 건 정말 신기하다. 니콘 관계자, 믿고 있었다고!
올해는 벌써 2025년 10월, 참 빠르다. 니콘 ZF는 작년 6월에 샀다.
니콘 ZF 색감이 예뻐서 놀랐다. 만족스럽다. 니콘 ZF는 디자인에 취해서 산 카메라다. 그런데 색감도 좋다.
물론 니콘 ZF 사고 후지필름 카메라나 파나소닉이 아른거리더라. 당시에 고민됐던 카메라들이 참 많았거든.

 

니콘 ZF 구매한 당시 집에 가져와서 뷰파인더 보는 순간 그냥 뿅 갔다. 애초에 DSLR 써본 적도 없지, 미러리스는 처음이지. 그냥 신세계였지. 카메라에 관심을 가졌을 무렵 초기에 캐논과 니콘이 DSLR 양대산맥이던 시절, 캐논보다 니콘을 갖고 싶었는데, 어쩌다 보니 세월이 한참 흐른 후에 카메라를 가지게 되었다. 실은 뷰파인더 보기 전에 뿅 가 있기는 했지. 니콘 ZF를 처음 집에 가져왔을 때, 박스를 열자마자 묘한 전율이 있었다. 배터리가 없어서 실망하기는 했지만. 카메라가 처음이다 보니 일반 케이블로는 충전 안 되는 것도 몰랐지. 그때는 그조차 새로웠지.

영롱하게 빛나는 바디, 단단한 금속 다이얼, 그리고 손에 착 감기는 그립감. 뭐 그립감은 좋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촉감이 좋았어. 솔직히 그립감도 그렇게 나쁜 거 같지는 않아. 후지필름이 끌렸던 이유 중 디자인도 있었지만, JPEG 색감이 좋고, 필름 시뮬레이션 때문에 보정 안 해도 또는 못 해도 된다는 말이 있더라고. 그런데 니콘 ZF 쓰자마자 색감 개 좋아서 날뛰었지. 셔터를 눌렀을 뿐인데, 그 소리와 진동에 감격스러웠지. 아쉬운 건 필름 그레인이 없다는 거였지. 기본 픽쳐컨트롤 색감이 하도 좋아서 솔직히 이미징 클라우드 없어도 된다는 마인드였고.

그러다 얼마 안 가서 니콘도 언젠간 필름 그레인 넣어줄 거라는 근거 없는 믿음이 생겼다. 니콘이 괜히 묵직한 이름이 아니잖아. 시간 좀 걸리겠지만, 언젠간 해줄 거라고 생각했지. 안 해주면 딴 카메라 가야 하나 싶긴 했지만. 안 해주면 그만큼 니콘이 감이 떨어진다는 거니까. 아니, 그렇잖아. 디지털카메라지만 필름 카메라 같은 니콘 ZF 만들고는 Film Grain을 안 줘? Film Grain 기능 추가. 그 업데이트 소식 보고 혼자 웃었다. 이걸 진짜 넣네? 싶더라. 믿음이 통했달까, 아니면 그냥 타이밍이 맞았을까. 아무튼 그날 이후로 ZF는 진짜 완성형이 됐다. 그런데 좀 빡치긴 해. 간 보지 말고 빨리 펌웨어 해줘.

후지필름이나 타 카메라에서 부러웠던 게 늘 그 질감이이었는데, 이제는 내 손에도 생겼다. 니콘 특유의 깊고 진득한 색감 위에 살짝 또는 거칠게 얹힌 그레인. JPEG로 바로 뽑아도 충분히 만족스러울 거다. 필름 감성을 흉내 내려고 프리셋이나 LUT을 뒤질 필요가 없어졌어. 그냥 셔터 누르면 끝이다.

ZF는 찍는 재미가 있는 카메라다. 장비병 걸린 사람들 말로는 손맛이라고 하는 그게 참 좋아. 셔터음도 좋은데, 다이얼 돌릴 때의 저항감이라든가, 뷰파인더 속 색감까지 다 합쳐져서 그게 그냥 개 좋다. 그냥 찍는 행위 자체가 기분 좋다는 말밖에 못 하겠다.

그래서 후지필름 생각이 점점 사라졌다. 예쁘긴 하지. X100V니 X100VI니 보면 가슴이 살짝 두근거리긴 해. 근데 그건 연애 초반 설렘 같은 거고, ZF는 오래된 연인 같다. 게다가 매일 찾아보던 성능이나 샘플 이미지도 이제는 딱히 궁금하지 않더라고. 뭐 리뷰랍시고 살 수도 있을 거 같긴 해. 그런데 아마 다음 카메라도 니콘 카메라로 갈 거 같아. Z8이나 Z9가 끌리더라고. 니콘 ZR도 써보고 싶더라. 뷰파인더가 없는 게 좀 아쉽기는 하지만, 그 LCD가 미쳤더라.

 

솔직히 보자마자 디자인 개 마음에 드는데, 그 상태에서 RF 카메라 내줬으면 더 좋겠다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그런 루머가 있더라고. 니콘의 RF 카메라 SP를 디지털카메라로 낸다는 루머가. 그걸 어떻게 참아. 사야지. ZR 디자인 보자마자 루머로 본 SP가 떠오르더라고. S3도 내줬으면 좋겠다. 디자인 개 예쁘던데. 만약 그 루머가 진짜라면, ZF와 SP, 완벽한 조합 아닐까 싶다. ZF는 현대적인 클래식이고, SP는 복고적인 디자인일 테니까. 니콘이 요즘 감각을 잃지 않고 있다는 게 그 자체로 희망이다. ZF도 루머가 있긴 하더라. ZFR이었나, 고화소 특화 바디라나. 내줘! 산다!

들으면 들을수록 괜히 설렌다. 지금 ZF도 충분히 좋은데, 그런 말만 들어도 손끝이 근질근질해. ZF가 처음 나왔을 때도 다들 이건 그냥 감성팔이 카메라라는 사람들도 있긴 했거든. 감성팔이면 뭐 어때, 개 좋은데. 내가 만족스러워. 만약 ZFR이 진짜 나온다면, 그건 감성에 성능까지 붙은 괴물일 거다. 솔직히 그런 거 내주면 바로 지갑 연다. 필름 감성에 60메가픽셀이라니!

니콘 ZF 사던 당일 전날 또는 구매하기 전에만 해도 소니 A7C2도 살까 말까 망설였거든. 이유는 뭐 단순했지. 뭐 화소였지. 지금은 좀 관점이 바뀌기도 했지. 다음 카메라로 니콘 Z8이나 Z9 생각하고 있긴 한데, 니콘 예전 DSLR도 생각하고 있거든. CCD 센서 쓰는 것들. 매장에 도착하니까 고민이 사라졌어. 일단 디자인이 니콘 ZF 보는 순간, 그냥 압도당했지. 소니 디자인이 내 취향이 아니기도 했고.

 

게다가 내가 쓰는 캠프 스냅 카메라는 화소가 800만이잖아. 솔직히 얘보다 낮은 카메라로도 사진 생활 해봤는데, 내가 그냥 화소만 높으면 장땡이라고 생각했던 거 같아. 사진을 잘 찍으려면 결국 화소가 높아야 한다고 생각했거든. 근데 지금 와서 보면 그건 완전히 틀린 생각이었지. 화소는 결과를 선명하게 해줄 뿐이지, 사진을 좋게 만들어주진 않더라. 물론 캠프 스냅과 니콘 ZF 중 하나만 고르라고 하면 니콘 ZF 쓰겠지만.

그런데 뭐랄까 캠프 스냅은 캠프 스냅만의 감성이 있지. 그래도 결국 돌아오는 건 니콘 ZF야. 캠프 스냅이 순간의 감정을 남긴다면, ZF는 그 감정을 완성된 사진으로 만들어주거든. 셔터를 누를 때의 그 묵직한 클릭감, 다이얼을 돌릴 때마다 느껴지는 금속의 저항감, 그게 손끝에서부터 집중하게 만들어. 결이 다른 카메라지. 캠프 스냅도 재밌긴 해.

 

지금 찍은 사진들 다시 보는데, 색감이 정말 마음에 들어. 뭐, 중복되는 사진들도 있기는 한데, 뭐 어때. 참, 사용한 렌즈는 'NIKKOR Z 40mm f/2 (Special Edition)' 렌즈다. 귀가 얇아서 니콘 ZF 살 때만 해도 이 렌즈 디자인이 별로네 하는 평이 있어서 다른 렌즈가 갖고 싶었거든. 그런데 쓰다 보니까 너무 맘에 들어. 디자인은 별로인데, 결과물이 개 좋아서 용서된다. 실은 이제는 디자인이 별로였다는 생각조차 안 나. 결국 예쁘다는 것도 쓰는 사람 마음이 만들어내는 거더라. 좋은 결과물을 내주니까, 그 자체로 예쁜 렌즈가 돼버렸어. 거리 사진도 되고, 인물도 되고, 그냥 커피잔 하나 찍어도 안정적으로 나와. 그냥 카메라 들고 나가면 뭐라도 찍게 되는 조합이랄까. 뭐 다른 렌즈들도 사기는 할 거야. 다 장바구니에 넣어놨어.

 

하늘 색감이 정말 예쁘다. 햇살이 세지도, 약하지도 않은 딱 그 사이의 빛이었거든. 니콘 ZF가 색을 참 잘 잡아주는 거 같아. 파란 하늘에 살짝 흰 안개가 섞인 듯한 톤, 그게 JPEG 그대로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지. 셔터를 잘못 눌러서 같은 구도를 더 찍은 거 같은데, 그냥 올릴래. 하늘색이 조금 더 짙거나, 구름이 살짝 퍼지는 타이밍이 다르거든. JPEG로 바로 뽑은 색감이 좋아서 보정할 필요가 없다는 게 진짜 맘에 들어. 실은 보정이라는 걸 잘 몰라서 그렇기도 해. 그걸 할 시간에 사진 더 찍겠다는 마인드이기도 하지만.

 

그냥 셔터 한 번 더 누르는 게 나한테는 더 자연스럽지. 보정도 못 하는 주제에 내가 뭘 어떻게 하겠어. 그럴 바에는 차라리 한 장이라도 더 찍는 게 낫지. 그 대신 색감은 진짜 중요하게 생각해. 색감이 조금만 바뀌어도 사진의 느낌이 달라지니까. 니콘 ZF는 색감이 좋아서 뭐 딱히 걱정할 게 없더라고. 그냥 찍고, 확인하고, 바로 마음에 드니까. 문제는 사진이 쌓일수록 컴퓨터가 버벅거린다는 거지. 돈 모아야지. 카메라는 만족스러운데, 이제는 그걸 감당할 기계가 부족해. 컴퓨터도 새로 사야 한다. 아니, 인터넷 문제인가?

 

여하튼 속도 때문에 오늘은 이만해야겠다. 사진 몇 장 더 올리려다 시간만 다 갔네. 피로도 쌓였고, 이제는 그냥 천천히 내일 올리는 게 낫겠지. 니콘 ZF로 찍은 사진들을 한 장씩 넘기다 보면, 그날의 공기 같은 게 느껴진다. 색이 단정하고 깊어서 그런가,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괜히 새 카메라 찾을 필요도 없겠다 싶은데 사람 일은 모르는 거지. 컴퓨터도 새로 사고 인터넷도 바꾸든가 해야겠다. 너무 느려. 오늘은 사진에 대한 설명은 생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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