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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월요일의 21입니다. 네이버 웹툰에는 이상하게 시간이 지나도 쉽게 잊히지 않는 작품들이 있다. 지금 이야기의 중심에 계속 서 있는 것도 아니고, 매번 화제의 한가운데 있는 것도 아닌데, 이름만 들으면 묘하게 오래된 기억이 따라오는 작품들 말이다. 히어로메이커가 딱 그렇다. 네이버 웹툰 초창기부터 이어져 온 장기 연재작이고, 한때는 나도 꽤 좋아했던 작품이다. 그냥 좋아한 정도가 아니라, 버스에서도 일부러 대놓고 보던 작품이었다.

그러니까 나는 이 작품을 숨기면서 본 적이 없다. 오히려 누가 옆에서 화면을 보고 이 웹툰이 뭐지, 하고 궁금해했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조금 있었다. 재미있는 작품을 발견하면 괜히 남들도 알았으면 하는 때가 있다. 내가 먼저 추천하지 않아도, 내가 보는 모습 자체가 작은 추천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말이다. 히어로메이커는 한때 내게 그런 작품이었다.

히어로메이커를 처음 볼 때의 재미는 분명 있었다. 정통 판타지처럼 보이지만, 마냥 무겁지만은 않았고, 개그가 있고, 캐릭터들이 있고, 세계관도 생각보다 넓었다. 네이버 웹툰 초창기 작품 특유의 투박함도 있었지만, 그 투박함이 오히려 개성처럼 느껴지던 시기가 있었다. 요즘 웹툰처럼 처음부터 매끈하게 포장된 작품은 아니었지만, 대신 이상하게 오래 따라가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문제는 그 힘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약해졌다는 데 있다. 장기 연재작을 볼 때 중요한 건 결국 이야기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감각이다. 아주 빠를 필요는 없다. 느리더라도 방향이 보이면 독자는 기다릴 수 있다. 그런데 히어로메이커는 어느 순간부터 그 방향감이 흐려졌다. 중요한 일이 벌어지는 것 같다가도 다시 늘어지고, 뭔가 큰 전환이 올 것 같다가도 제자리에서 맴도는 느낌이 강해졌다.

스토리 전개가 거의 없다고 느껴지는 구간이 반복되면 독자는 지친다. 한 화 한 화를 따로 보면 뭔가 있는 것 같은데, 막상 몇 달이 지나고 돌아보면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사건은 이어지는데 진도는 나가지 않고, 인물은 나오는데 서사는 시원하게 풀리지 않는다. 기다림이 기대가 아니라 피로가 되는 순간, 장기 연재의 장점은 오히려 단점이 된다.

개그도 아쉬운 부분이다. 초반의 히어로메이커는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장면들이 있었다. 판타지의 무게를 개그로 살짝 눌러주는 맛이 있었고, 캐릭터들의 허술함이나 엇박자가 작품의 매력으로 작동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개그가 예전만큼 자연스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어떤 장면은 웃기다기보다 당황스러웠고, 어떤 장면은 왜 들어갔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사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스토리다. 장기 연재를 한다고 해서 무조건 빠른 전개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느려도 된다. 대신 독자가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가고 있다.'는 느낌은 받아야 한다. 그런데 히어로메이커는 어느 순간부터 그 감각이 희미해졌다. 중요한 사건이 시작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금세 다른 이야기로 빠지고, 오랫동안 기다렸던 떡밥도 생각보다 시원하게 풀리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작품을 따라가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기대보다 피로가 먼저 쌓였다.


개그 역시 예전만 못했다. 초반에는 긴장을 풀어주는 역할을 했던 개그가 후반으로 갈수록 오히려 흐름을 끊는 경우가 많아졌다. 웃음을 노린 장면인데도 웃기보다는 왜 이런 장면이 들어갔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순간들이 있었다. 사람마다 취향은 다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예전처럼 자연스럽게 웃을 수는 없었다. 개그가 작품의 장점이 아니라 호불호가 갈리는 요소가 되어버린 느낌이었다.

연재 태도 역시 아쉬움으로 남는다. 누구에게나 개인 사정은 있을 수 있다. 휴재도 할 수 있고, 마감이 늦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일이 반복되면 독자는 지치기 마련이다. 히어로메이커는 연재가 늦어지는 일이 적지 않았고, 그에 대한 공지나 설명도 충분하지 않다고 느낀 적이 여러 번 있었다. 지금은 그런 공지나 설명조차 아예 없다. 기다리는 독자 입장에서는 작품 자체보다 작가의 태도에 먼저 실망하게 된다.

인터넷에서도 비슷한 의견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지금도 히어로메이커의 세계관과 캐릭터를 높게 평가하는 독자들은 분명 있다. 네이버 웹툰 초창기를 대표했던 작품이라는 상징성도 여전히 크다. 하지만 반대로 시즌이 길어질수록 전개가 늘어졌다는 평가, 예전의 재미를 잃었다는 평가, 연재 방식에 대한 아쉬움을 이야기하는 독자들도 적지 않다. 오래 사랑받은 작품인 만큼 기대가 컸고, 그만큼 실망도 컸던 셈이다.

그래서 지금 누군가 내게 히어로메이커를 추천하겠냐고 묻는다면 선뜻 그렇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재미가 전혀 없는 작품이라는 뜻은 아니다. 초반부만 놓고 보면 지금도 충분히 읽어볼 만한 매력이 있다. 하지만 장기 연재 전체를 생각하면 아쉬운 부분이 너무 많다. 한때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보라고 이야기할 정도였는데, 지금은 그 말을 쉽게 꺼내지 못한다.

좋아했던 작품이라 더 아쉽다. 아무 관심도 없던 작품이었다면 그냥 잊어버리면 그만이다. 그런데 히어로메이커는 버스에서도 일부러 대놓고 보던 작품이었다. 남들도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작품이었다. 그만큼 애정이 컸기에 지금의 모습이 더욱 씁쓸하게 느껴진다. 어쩌면 이 글은 비판이라기보다, 좋아했던 독자가 남기는 아쉬움에 더 가까운 리뷰인지도 모르겠다.

항목 평가
초반 재미 ★★★★☆
세계관 ★★★★☆
캐릭터 ★★★★☆
스토리 전개 ★★☆☆☆
개그 초반은 좋지만 후반은 호불호가 큼
연재 안정성 지각과 공지 부족으로 아쉬움
추천 여부 초반은 추천, 전체 완독은 신중

네이버 웹툰 초창기를 대표했던 작품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 시절 히어로메이커가 남긴 영향도 분명 있었다. 하지만 오래된 것만으로 지금도 같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좋은 작품이었던 기억과 현재의 완성도는 별개의 이야기다.

한때는 일부러 버스에서도 대놓고 보던 웹툰이었다. 지금은 누군가 추천해 달라고 하면 잠시 고민하게 된다. 아마 이 한 문장이 지금의 히어로메이커를 가장 잘 설명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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