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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토요일의 21입니다. 구독자 수가 630명쯤 됐을 때, 잠깐 설렜다. 이제 슬슬 700명 찍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그날 밤 628명. 다음 날 아침에 631명. 오후에는 629명. 무슨 주식도 아니고,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다. 이쯤 되면 의심이 든다. 내 글이 재미없어졌나? 재미가 있지는 않지. 뭘 잘못 썼나? 그런데 하루에 1명 빠지고 2명 늘고 또 1명 빠지는 이 패턴은 무슨 구독자의 기분 따라 움직이는 출석 체크 같다. 누가 심심하면 구독했다가 배고프면 구독 취소하는 건가?

물론 알고 있다. 구독자 수는 숫자일 뿐이다. 진짜 중요한 건 꾸준히 읽어주는 사람들이고, 글을 읽고 반응을 주는 댓글들이다. 그런데 숫자가 눈에 띄면 괜히 신경이 쓰인다. 블로그 상단에 630명이라는 숫자가 찍혀 있으면, 숫자에 갇힌 기분이다. 매일 그 숫자에 기분이 좌우된다. 사실 630명이면 적은 숫자는 아니다. 단, 늘었다가 줄었다가 하면 정신건강에 해롭다. 차라리 100명에서 꾸준히 올라가면 뿌듯하기라도 하지, 이건 뭔가 싶다.

그래서 요즘은 그냥 마음을 내려놓기로 했다. 구독자는 늘었다가 줄었다 하라고 있는 것이고, 나는 글을 썼다 지웠다가 하면 되는 것이다. 630명 언저리에서 계속 놀더라도, 언젠가 699명을 넘기는 날이 오겠지. 그리고 그날도 누군가는 구독을 취소할 것이다. 구독자 700명. 사실 별거 아닐 수도 있다. 그런데 그 숫자를 찍는 순간, 묘하게 마음이 불편해진다. 잠깐 기분이 좋아졌다가 누군가 또 구독을 취소하면 기분이 처진다. 한 명이 뭐라고 싶다가도 그 한 명이 나를 평가한 것 같아 괜히 찝찝하다. 700명이라는 숫자가 의미 있어 보이지만, 알고 보면 그중 절반은 글을 안 본다. 그냥 구독만 되어 있는 유령이다.

그걸 알면서도 숫자에 연연한다. 700명 됐다고 뭐가 달라지는 건 없다. 아, 정정한다. 다 안 볼 수도 있다. 광고 단가가 올라가는 것도 아니고, 댓글이 폭주하는 것도 아니며, 내가 유명해지는 것도 아니다. 그냥 하루 중에 아주 짧은 순간, "오. 700."하고 끝이다. 그리고 그 다음에 늘 그렇듯 699. 그러다 또 어느 날 701. 이렇게 왔다가 갔다 하다 보면, 결국 700이란 건 그냥 통과하는 숫자일 뿐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목표 같지만 목적은 아니고, 지표 같지만 본질은 아니다. 그런데 또 사람 마음이 그렇다. 630일 때 700이 간절하고, 700이 되면 800이 궁금하다. 이게 집착인지, 아니면 욕심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확실한 건, 그 숫자를 바라며 글을 계속 쓴다는 건 어쨌든 누군가에게 도달하고 싶다는 뜻이다. 구독자가 늘든 줄든 그냥 오늘 쓸 이야기를 쓰는 게 맞다고 본다. 그러다 어느 날, 아예 구독자 수를 안 보기로 했다. 보이지 않으면 마음도 덜 쓰일 줄 알았다. 그런데 인간 마음이 그렇게 간단하진 않다. 관리 페이지 들어가서 습관처럼 눌러보게 된다. 아, 또 줄었네. 아니면, 오? 3명이나 늘었네? 그리고 늘어난 날은 괜히 더 열심히 써야 할 것 같고, 줄어든 날은 그냥 오늘은 때려치울까 싶다. 이게 뭐라고. 사실 숫자는 무심하게 두는 게 제일 좋은데, 그게 잘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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