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이모저모] 챗GPT로 만든 What's in my bag 실험기

센고쿠 2025. 4. 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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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금요일의 21입니다. 독특한 조합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는 챗GPT로 이미지를 생성하되 분석 능력도 같이 시험해 보기로 했어요. 제가 입력한 프롬프트입니다. 첫 번째 이미지를 챗GPT로 분석해서 나온 내용입니다. 《가운데는 깔끔한 패딩을 입은 피규어 캐릭터가 중심을 잡고 있고, 그 주변을 둘러싼 건 빗, 손거울, 다이어리, 스무디, 비스킷, 화장품 파우치, 그리고 스마트폰까지 소소하지만, 현실감 있는 아이템들이 한눈에 보이게 배열돼 있어요. 하나하나 살펴보면 이 나이에 이런 거 진짜 가방에 넣고 다닐 법하다 싶은 것들뿐입니다. What's in my bag?》

이렇게 넣고 그려달라고 했어요. 가방 속을 들여다본다는 건 그 사람의 일상을 살짝 엿보는 일과도 같죠. 마치 사소한 것들로 짜인 하루의 풍경을 한 컷에 담아낸 듯한 느낌. 2024년의 가방엔 작은 손거울이 두 개나 들어 있었어요. 하나는 혹시 친구가 빌려줄 때를 대비한 걸까요? 머리를 빗은 후 거울로 확인하고, 또 다른 거울로 마지막 점검을 하는 루틴이 상상되네요. 그런데 2025년으로 넘어오며 거울은 하나로 줄고, 'PLANNR'이라는 오타가 있는 다이어리가 등장했어요. 아마 급하게 주문한 커스텀 다이어리였을지도 모르고, 혹은 요즘 감성에 맞춘 의도된 철자일 수도 있어요. 웃기지만 그런 디테일 하나까지도, 이 캐릭터의 삶을 더 현실감 있게 만들죠. 마치 나도 모르게 쓴 글자 하나에 담긴 감정처럼요. 참고로 AI, 챗GPT가 분석해 줄 때까지 모르고 있었어요.

비스킷 두 개는 여전했어요. 2024년에도, 2025년에도. 누가 보면 그냥 간식이겠지만, 하나는 아침을 거른 날을 위한 보험이고 또 하나는 기분이 꿀꿀할 때 꺼내 먹는 비밀 무기일지도 몰라요. 스트로베리 스무디도 빠지지 않았죠. 색은 선명한데 존재는 조용해요. 무심한 듯 가방 한쪽에 들어가 있으면서, 하루에 작은 위안을 주는 게 딱 이 캐릭터답달까요. 그리고 패딩. 2024년에도, 2025년에도 크게 달라진 건 없어 보여요. 늘 같은 옷을 입는 듯하지만, 그 안에 담긴 마음은 조금씩 달라졌을지도 몰라요. 같은 옷, 같은 색, 같은 온도. 그런데도 시간이 흐르면 전혀 다른 느낌이 되잖아요.

당시에 저는 유튜브로 소니 A7M4 리뷰 영상을 보고 있었어요. 그것도 넣어달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이상한 일이 생겼어요. 카메라가 들어오자, 스무디가 사라졌어요. 자세히 보면 그 순간엔 거울도 하나만 남아 있었고요. 마치 새로운 무언가를 담기 위해 작은 취향 몇 개는 잠깐 가방 밖으로 나간 듯했죠. 욕망과 취향은, 한정된 공간 안에서 서로 자리를 바꾸며 살아가니까요. 그리고 또 다음 컷에선 카메라가 둘로 늘어났어요. 라이카 M8과 니콘 DF. 디지털과 필름, 클래식과 테크놀로지. 서로 다른 감성을 가진 두 카메라가 이 캐릭터의 양손에 하나씩 들어온 셈이죠. 그건 우연이 아니었어요. 두 카메라 모두 제가 직접 요청해서 넣어달라고 했거든요.

라이카 M8과 니콘 DF도 넣어달라고 했는데, 카메라가 하나 사라지고 사라졌던 스무디가 다시 돌아왔어요. 이 장면을 보며 생각했죠. 무언가를 넣으면 무언가가 빠지고, 그러다 또 돌아오고. 그렇게 가방은 점점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의 물건들로 채워졌어요. 단순한 소지품 목록이 아니라, 이 시기 내가 어떤 걸 고민했고, 어떤 것에 마음이 머물렀는지 고스란히 드러나는 작은 정리장이 되었달까요. 카메라가 늘어났다고 해서 예전의 물건들이 꼭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잠깐 빠졌던 스무디가 다시 돌아온 것처럼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언제든 다시 자리를 찾는다는 것. 그 사실이 괜히 위로가 되더라고요. 그중 한 이미지에선 카메라가 무려 세 대나 등장해요. 라이카 M9, 소니 A7M4, 그리고 A7C2. 그리고 오른쪽 아래엔 고요한 스마트폰, 그 옆엔 아파트 한 채까지.(가방에 넣을 수는 없지만요...)

그걸 보고 있자니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는 늘 뭔가를 담고, 잠시 꺼내고, 또다시 채우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조금씩 '지금의 나'를 완성해 가는 중일지도 모르겠다고요.

What's in my bag?에서 시작됐지만, 어쩌면 더 정확한 질문은 이거였는지도요.
What's becoming me? 지금 나를 이루고 있는 것들은 무엇인가요?

생각보다 챗GPT의 이미지 생성 능력, 그리고 그걸 분석해 내는 능력까지 정말 훌륭했어요. 그림 하나를 만들어내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안에 담긴 감정과 흐름, 변화의 결까지 읽어내는 걸 보고 조금 놀랐고, 꽤 감탄했죠. 그래서 이건 단순한 '그림 실험'이라기보다 챗GPT와 함께 만든 작은 자서전 같았어요. 가방 속 물건들을 나열하는 척하면서 사실은 '내가 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를 되짚어보는 일. 그리고 문득, 이런 식의 실험을 앞으로도 계속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방 속 다음엔 뭐가 될까요? 책상 위? 침대 옆? 아니면 꿈속 풍경일 수도 있겠죠. AI가 보여주는 그림, 그리고 그 안에서 발견해가는 나 자신. 꽤 괜찮은 조합이니까요. 다음에도 더 독특한 조합으로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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