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이모저모] 캠프 스냅 카메라, 일상 속 빈티지 감성을 찾다

센고쿠 2025. 3. 9.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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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일요일의 21입니다. 요즘 일상의 기록을 남기는 데 가장 많이 사용하는 카메라는 '캠프 스냅'입니다. 필름 같은 색감에 작고 가벼운 디자인 덕분에 그냥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 마음 내킬 때마다 꺼내서 찍으면 됩니다. 캠프 스냅보다 니콘 ZF 같은 고해상도 카메라로 찍으면 당연히 더 선명하고 디테일한 사진이 나오지만, 가끔은 그런 것보다 자연스러운 색감과 적당한 해상도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캠프 스냅은 그런 면에서 정말 만족스럽습니다. 굳이 후보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색감이라 사진을 찍고 바로 올려도 손색이 없습니다. 파일 크기도 크지 않아서 업로드 속도도 빠르고 저장 공간도 절약되고요.

 

특히 마음에 드는 점은 바로 기본 내장된 빈티지 필터입니다. 특히 일상 속 소소한 순간들을 담을 때 이 카메라가 빛을 발합니다. 카페에서 마신 커피 한 잔, 길을 걷다 우연히 본 예쁜 풍경, 반려동물의 자연스러운 모습까지. 너무 공들여 찍지 않아도, 필름 카메라로 찍은 듯한 느낌이 들어서 만족스럽습니다.

요즘은 고화질 사진이 대세지만, 꼭 모든 순간이 완벽할 필요는 없죠. 때로는 흐릿한 사진이 더 감성을 살릴 때도 있고, 약간의 노이즈가 들어가야 더 분위기 있는 결과물이 나오기도 하거든요.

그런 면에서 캠프 스냅은 제게 딱 맞는 카메라입니다. 복잡한 설정 없이 그저 셔터를 누르면 되는 단순함도 마음에 들고요.

캠프 스냅 카메라는 처음엔 깔끔한 미드나잇 블루가 눈길을 끌었어요. 하지만 실제로 보면, 광고에서 기대했던 선명한 파란빛 대신에 검은 끼가 감돌더군요. 나중에는 다른 색상도 사볼까 싶네요. 색상마다 분위기가 다를 것 같아 고민이 되는데, 노란색이나 녹색도 궁금해요. 다음번에는 다른 색상의 캠프 스냅을 들고 사진을 남겨보고 싶어요. 또한, 이 카메라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 않아서 더욱 마음에 들어요. 큰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 아무래도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고, 때로는 사진을 찍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워질 때가 있어요. 하지만 캠프 스냅은 작고 셔터 소리도 조용해서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 않고, 자연스럽게 순간을 포착할 수 있답니다.

캠프 스냅의 빈티지 필터를 사용하면 사진에 독특한 느낌을 더할 수 있어요. 캠프 스냅 카메라는 고성능 카메라는 아니지만, 그만큼 간단하고 직관적인 사용이 가능해서 오히려 매력적이에요. 고급스러운 품질을 추구하기보다는, 자연스럽고 순간을 포착하는 데 더 집중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물론 장단점도 있긴 해요. 사진을 바로 볼 수 없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인데, 그것도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나중에 사진을 꺼내면서 어떤 사진이 나왔을지 궁금해하고, 그 순간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부분이 좋아요. 고정된 조리개와 렌즈 덕분에 설정에 대한 고민 없이 순간을 담을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매력적입니다. 반면, 그 당시 니콘 ZF도 함께 들고 갔지만, 바로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대한 대로 나오지 않아 바로 지워버렸죠. 니콘 ZF는 성능이 뛰어나지만 때로는 너무 많이 선택지를 제공해 주기 때문에 순간을 놓치는 경우도 있었죠. 그런 순간에는 캠프 스냅처럼 바로 결과를 확인하지 않고, 천천히 찍어가는 과정이 더 마음에 들 때가 많습니다.

 

사진을 찍으려 할 때마다 뭔가 완벽한 순간을 담아야 한다는 압박을 느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완벽함은 언제나 손에 잡히지 않는다. 어쩌다 찍은 사진은 늘 예상과 달리 엉망이기 일쑤고, 정작 내가 원하는 장면은 지나쳐 버린다. 앨범에는 차곡차곡 쌓여가지만, 그중에서 진짜로 기억에 남는 건 오히려 실수처럼 찍힌 사진들이 많다. 사진을 찍으면, 뭔가 정리가 안 되는 느낌이 들었다.

피사체의 일부분이 잘리고, 아예 프레임 밖으로 사라지기도 한다. 정말로 찍고 싶은 건 하나도 안 찍히고, 쓸데없는 것만 찍히는 것 같다. 그런데, 그게 재미있다. 그 불완전함 속에서 뭔가 자연스러운 느낌이 든다. 내가 의도한 대로 찍히지 않는 그 사진들 속에, 오히려 더 생동감이 담겨 있는 것 같다.

 

삐뚤게 찍힌 사진이다. 구도가 어긋나고, 피사체의 일부가 잘리거나 아예 프레임 밖으로 벗어나 있다. 완벽한 순간을 찍으려 할수록 오히려 그 순간을 놓치는 것 같고, 기대하지 않았던 장면에서 더 큰 의미를 찾게 된다. 사진 속에서 엉망인 부분들, 잘린 피사체, 예상치 못한 빛의 흐름이 오히려 그때의 감정과 분위기를 더 진하게 만들어준다.

완벽한 구도, 예쁜 색감, 딱 맞는 타이밍? 그런 거, 사실 아무 의미 없다. 그걸 추구하는 동안 놓친 건 너무 많고, 나중에 보면 그런 거 다 별거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 모든 게 어딘가 부족하고, 맞지 않지만, 그렇다고 다 버리기엔 너무 흥미롭다.

 

순간의 빛이 좋아서 사진을 찍었다. 빛은 언제나 예고 없이 찾아온다. 그 순간을 포착하려는 마음은 간절하고, 손끝은 덜컥 떨린다. 너무 짧은 시간, 너무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아서, 내가 그 빛을 놓치지 않기를 기도하듯 셔터를 누른다. 사진 속에서는 그 빛이 오래도록 머물지만, 실제로 그 순간은 순식간이었다.

아무리 카메라로 담아도 그 빛이 가진 찰나의 감동은 전부 담기지 않는다.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길가에 버려진 쌀포대 같은 것. 그걸 놓고 나는 마치 예술을 찍는 것처럼 셔터를 눌렀다. 아무리 빛이 그 위를 스쳐 지나가도, 결국 그건 누군가의 쓰레기일 뿐이었다. 그러나 그 순간, 나는 그 쓰레기 위로 비치는 빛을 본 것만으로도 뭔가 의미 있는 걸 찾은 것 같았다. 길가에 놓인 흔한 봉투도, 그 빛을 받으면 잠시나마 특별해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무리 의미 없는 물건이라도, 빛에 의해 변형되는 순간에는 감동이 있었다.

 

백화점에 들렀다. 마치 정해진 질서가 있는 곳처럼, 천장이 높고 조명이 세심하게 배치된 진열대들이 나를 맞이했다. 사람들은 쇼핑하거나 그냥 구경하며 걸어갔고, 나는 그 일상적인 흐름 속에서 또 다른 순간을 찾고 있었다. 원래는 사람을 찍고 싶었다. 그들의 움직임, 순간적인 표정, 고요한 일상 속의 어떤 특별한 순간을 담고 싶었지만, 초상권이 신경 쓰여서 결국 그 생각을 접어야 했다. 사람을 담는다는 건 그만큼 책임이 따른다는 걸 잘 알기에, 카메라를 들 때마다 늘 조심스러워졌다. 그 대신에 백화점의 진열대 위로 흐르는 빛, 물건들이 만들어내는 그림자들을 찾았다.

 

길가를 걷다가 자전거를 발견했다. 바퀴가 조금 닳고 색이 바랜 자전거였다. 하지만 그 모습이 오히려 더 인상 깊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 속에서 그 자전거는 잠시 멈춰 있는 듯한, 묘한 정적을 품고 있었다. 바로 옆으로 흐르는 도로, 한 번도 쉬지 않고 달리는 자동차들의 소음 속에서, 그 자전거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그 자리에 있었다. 길가에 놓여 있던 자전거를 바라보며 셔터를 눌렀다. 나는 그 순간을 담고 싶었다. 자전거 위의 먼지와 바람에 쓸린 자국들이 그 자전거의 이야기를 말해주는 듯했다. 누군가는 이 자전거를 타고 어디론가 떠났을 것이고, 또 누군가는 이 자전거를 그냥 길가에 두고 지나갔을 것이다.

 

길을 걷다가 자전거들이 대량으로 주차된 모습을 발견했다. 자전거들이 마치 군집을 이루듯 한곳에 모여 있었다. 일부는 바닥에 그대로 놓여 있었고, 일부는 서로 엉켜 있거나 기댄 채로 주차돼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대부분 스쳐 지나갔지만, 나는 그 순간을 잠시 멈추고 바라보았다. 자전거들의 형태가 서로 얽히며 만들어낸 복잡한 패턴이 나의 눈을 사로잡았다. 셔터를 눌렀다.

그때는 그냥 자전거들만 찍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사진을 확인해 보니, 강아지가 한쪽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 작은 강아지는 마치 나의 행동을 궁금해하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 처음엔 그 존재를 전혀 인식하지 못했지만, 사진 속 강아지의 시선은 그 모든 순간을 색다르게 만들어 주었다. 자전거들 속에서, 그저 차가운 금속과 고요한 공간의 조합만을 느꼈던 순간이, 강아지의 작은 눈빛 하나로 조금 더 따뜻해진 느낌이었다.

 

캠프 스냅을 들고 여행을 떠났다. 이 카메라는 마치 여행의 동반자 같았다. 한 길을 걷다가, 문득 간판에 적힌 영어를 보았다. 그 순간만큼은 마치 다른 나라에서 여행하는 기분이 들었다. 영어로 쓰인 문구들이 한국의 일상 속에서 튀어나오는 순간, 나는 그저 한 순간의 여행자가 된 듯했다. 이상하게도 내게 새로운 느낌을 주었다. 카메라 없이는 길을 걷다 언제나 무심히 지나치는 간판들이지만, 그날은 마치 외국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 문구가 낯설게 다가왔고, 내가 지나온 길도 한번 새롭게 보였다. 캠프 스냅 카메라를 꺼내 들고 그 순간을 담았다. 이 장소는 니콘 ZF로도 찍었던 곳이었다. 하지만 그 간판의 느낌이 외국 느낌을 줘서 캠프 스냅으로 그 장면을 담고 싶었다.

 

담벼락을 찍었다. 지나가는 길에 마주친 담벼락은 평범하고, 별다른 특징이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때, 나는 이유 없이 그 담벼락을 찍고 싶었다. 담벼락은 회색으로 칠해져 있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색이 바래고 표면이 거칠어졌다. 여러 번의 비와 햇볕을 견뎌낸 자국들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그 모든 흔적이 담벼락에 깊이를 더해 주었다. 누군가의 손길이 닿은 흔적이었을지도, 아니면 바람에 쓸려가며 점차 변형된 모습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담벼락은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의 이야기로 쌓여갔다. 누구에게는 그저 지나쳐 버릴 장면일 수 있지만, 나에게는 그 회색 담벼락이 조금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그 순간을 담고 싶어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

 

청음 매장에 들렀다. 매장 안의 벽면에는 LP판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그곳에서 나는 고요한 분위기 속에 놓인 아날로그 음반들에 시선을 빼앗겼다. 정리된 LP판들은 마치 그 자체로 하나의 작은 세계처럼 느껴졌다. 각기 다른 앨범 표지들은 그 자체로 예술 작품처럼 다가왔고, 그 안의 음악을 추측하며 손끝으로 하나씩 살펴보았다. 디지털 음원이 전달할 수 없는 따뜻하고 고유한 소리가 가득 채워지는 공간에서, 나는 그 음악 속으로 점점 빠져들었다.

 

이렇게 일상 속에서 촬영한 소소한 사진들, 그리고 그 사진들이 담고 있는 순간들을 되돌아보면, 그 모든 것이 단순한 기록을 넘어서 나만의 작은 이야기로 변하는 것 같습니다. 비록 실수처럼 보일지라도, 그런 불완전한 사진들 속에서 재미를 찾을 수 있다는 게 매력적입니다. 고해상도의 정밀한 사진보다 자연스러운 색감과 분위기를 중시하는 저에게, 이 카메라는 단순함과 직관적인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또한, 그때 그 순간을 온전히 담기 위해 더 이상 설정이나 조정에 구애받지 않고 셔터를 누를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이 카메라와 함께한 순간들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찍고 나서 바로 결과를 확인할 수 없는 아날로그적 감각이, 어쩌면 디지털 속도감에 익숙해져 있는 저에게 새로운 설렘을 선사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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